美 두번째 父子대통령… 부시家는 ‘공화당의 케네디家’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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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H W 부시 1924∼2018]부친도 상원의원… 정치 명문가
부인 바버라, 차남 대선도전 반대… “미국은 이미 너무 많은 부시를 가져”
73년 해로한 아내 곁에 묻혀

추모하는 미국인들 11월 30일 별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추모대가 차려진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놓인 방명록에 애도를 표하는 글을 적고 있다. 칼리지스테이션=AP 뉴시스
추모하는 미국인들 11월 30일 별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추모대가 차려진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놓인 방명록에 애도를 표하는 글을 적고 있다. 칼리지스테이션=AP 뉴시스
지난달 30일 별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41대)과 그의 맏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43대)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부자(父子) 대통령’이다. 첫 번째는 2대 존 애덤스와 6대 존 퀸시 애덤스 전 대통령.

민주당의 ‘케네디 집안’만큼 공화당의 ‘부시 가문’은 미국의 대표적 정치 명가(名家)다.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프레스콧 부시(1895∼1972)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전역한 후 투자은행을 설립해 금융업에 종사하다가 1952년 코네티컷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석유기업을 설립하고 정치인의 길로 들어선 부시 전 대통령의 인생 행보는 아버지를 그대로 닮았다.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예일대를 졸업했지만 성격과 리더십 스타일은 부친과 확연히 다르다는 평을 받았다. 아버지 부시가 겸손한 매너로 조용한 국정을 펼친 반면 아들 부시는 자신만만한 호언장담으로 유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아들 부시는 아버지의 그늘을 의식해, 대통령으로서 (재선에 성공해) 아버지를 능가했음을 보여주려고 애썼다”고 분석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인 바버라와 애틋한 관계였다. 역대 대통령 부부 중 결혼생활을 가장 오래한 커플이다. 1945년 바버라와 결혼해 올해 4월 17일 그녀가 사망하기까지 73년 동안 함께 살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9년 출간한 서적에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도 바버라의 남편이 되는 게 더 멋진 일이었다”고 썼다. 결혼 초반엔 시련도 있었다. 둘째 딸 로빈이 태어난 지 3년 만에 사망한 것.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장될 텍사스A&M대의 부시 도서관 정원은 바버라 여사와 로빈이 묻힌 곳이기도 하다.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65)는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려 중도하차했다. 부시 집안에서 젭 부시의 대선 출마를 가장 반대한 사람은 어머니 바버라였다. 그 이유(“아들아, 미국은 (너 말고도) 이미 너무 많은 ‘부시’를 가졌단다”)는 워싱턴 정가에 지금도 회자된다. 젭 부시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그 사람이 벌써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라고 썼다. 젭 부시의 아들 조지 P 부시(42)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서 주지사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조지 부시#프레스콧 부시#조지 w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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