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흔든 최연소 女의원의 ‘인스타 정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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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의원 당선 오카시오코테즈
일상생활-예비의원 활동 생중계… 요리중에 “펠로시, 하원의장 지지”
유권자와 새로운 소통모델 제시, 팔로어 11일새 57만→93만명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21일(현지 시간) 뉴욕에 있는 자신의 집 부엌에서 요리를 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생중계하고 있다. 오카시오코테즈 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21일(현지 시간) 뉴욕에 있는 자신의 집 부엌에서 요리를 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생중계하고 있다. 오카시오코테즈 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이건 ‘스프링클(잘게 부서진 초콜릿 가루)’이 뿌려진 쿠키예요. 아주 만들기가 쉽죠. 재료도 3, 4개밖에는 안 들어가고요.”

21일(현지 시간) 저녁, 티셔츠 차림으로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 있는 자신의 집 부엌에서 요리를 하며 이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생중계한 이는 11·6 미 중간선거에서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29)였다. 그의 티셔츠에는 ‘우리는 살 만한 미래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그는 “유권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최연소 여성 연방 하원의원’이란 역사를 쓴 오카시오코테즈는 이처럼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정치권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가 취임 선서를 하기도 전부터 정치인의 새로운 소통 모델을 정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의 생중계 기능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미국 정치인은 지금까지는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오카시오코테즈는 이달 중순 워싱턴에서 열린 초선의원 오리엔테이션 행사에서 새로운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은 물론 숙소 빨래방에서 코인 세탁기를 사용하는 모습까지 공개했다. 보안을 위한 의원 전용 태블릿PC와 전화기를 받았다고 설명하면서 “종류는 적지만 선택권이 몇 가지 있다”며 워싱턴 뒷이야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18일엔 검은콩수프를 만드는 모습을 생중계하던 중 낸시 펠로시를 차기 하원의장으로 지지할 생각이라고 밝혀 ‘뉴스거리’를 던지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젊은층이 인스타그램을 좋아하지만 해당 계정을 갖고 있는 하원의원은 47%에 불과하다”며 “초선의원들이 SNS 사용법을 다른 의원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오카시오코테즈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초선의원 오리엔테이션 이후 57만 명(15일)에서 93만 명(26일)으로 급증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가 자주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나 ‘스토리’ 기능은 모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콘텐츠가 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하는 정치인이 사용하기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오카시오코테즈는 19일 MSNBC에 출연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사용에 대해 “TV를 틀면 보이는 건 온갖 법안과 정치공학에 대한 이야기다. 정부를 좀 더 사람 냄새 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오카시오코테즈#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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