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tart] 메텔 정기 대표 "코골이, 베개를 바꾸면 해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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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6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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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비롯, 전세계는 스타트업을 주목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또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등 글로벌 대표 IT 기업들도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인정 받는다. 네이버(NHN), 카카오 등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은 문화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아이디어 보유자와 기업을 연결하고, 창업 자금 지원, 전문가 네트워크 지원 등 예비 창업자 및 스타트업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부천, 판교, 광교, 의정부(북부), 시흥(서부) 등 총 5곳에서 운영 중이며, 고양에 6번째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조성 중이다. 이중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지난 2014년 5월 가장 먼저 오픈해 주목 받고 있다.

<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9층 모습 >(출처=IT동아)
<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9층 모습 >(출처=IT동아)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스타트업에게 사무 공간과 창업 초기 단계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원활하게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8층과 9층에 사무실과 회의실, 휴게실, 미팅 공간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7년 미만 문화콘텐츠 및 융합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총 22개실의 창업공간(사무실)과 예비 창업자를 위한 교육과 네트워킹을 진행하는 스마트오피스, 세미나실, 미팅룸, 오픈 공간 등을 제공한다.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사업(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예비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스타트업 생애 주기에 맞춘 단계별 시그니처 프로그램 'G-Start(A-E)'와 창업 주기에 맞춘 지원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문화창업플래너', 도내 만 15~34세 문화콘텐츠분야 예비 창업가를 지원하는 '청년창업 SMART2030'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창업주기별 시그니처 프로그램 'G-Start', 출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홈페이지

<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창업주기별 시그니처 프로그램 'G-Start', 출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홈페이지 >
<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창업주기별 시그니처 프로그램 'G-Start', 출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홈페이지 >

특히, G-Start는 창업관심가/예비창업 대상으로 기초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A 단계, 초기 스타트업 대상으로 실전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B 단계, 성장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집중성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C 단계, 성숙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D 단계, 해외진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E 단계 등 스타트업 창업 주기를 고려한 5단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이같은 지원을 통해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개소 이후 2018년 9월 기준 창업 634건, 일자리 창출 1,702건, 스타트업 지원 1만 1,774건, 투자유치 395.7억 원의 성과를 올렸다. '럭시(LUXI)', '멜리펀트', '벅시(BUXI)', '(주)아이랑 놀기짱', '플래니토리', '마카롱 팩토리' 등이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통해 성장한 주요 스타트업이다.

이에 IT동아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통해 미래를 꿈꾸고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건강한 수면을 위한 스마트 베개 '소핏 필로우(SOFIT pillow, 이하 소핏)'를 개발하고 있는 (주)메텔의 정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코골이, 수면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코골이'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 베개 '소핏'를 개발한다고 들었다. 정말 궁금하다. 기자도 피곤한 날 스스로 모르는 코골이로 본의 아니게 아내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다. 소핏을 사용하면, 코골이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것인가.

정기 대표(이하 정 대표): 하하. 결론부터 말하면, 맞다. 코골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본인도 코골이가 심한 편이다. 소핏은 스스로 안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한 사업이다. 그만큼 자신하고 있다(웃음).

< (주)메텔 정기 대표 >(출처=IT동아)
< (주)메텔 정기 대표 >(출처=IT동아)

IT동아: 자세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정 대표: 메텔은 지난 2016년 4월, 공동창업자와 함께 2명이서 시작했다. 방금 말했듯, 본인 코골이를 고치고 싶다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주간 졸림증'이라는 것이 있다. 낮에 심하게 졸음이 오고, 잠깐 잠이 들기도 하는 증상이다. 창업 전 회사에서 주간 졸림증으로 일하는데 고생이 많았다.

원인은 코골이였다. 코골이가 심해지면 수면 무호흡증이 발생하는데, 이 단계까지 진행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깊게 잠들지 못하니 낮 동안 계속 피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다가 깨는 일도 발생하고. 수면 단계를 크게 1단계~4단계로 구분하는데, 코골이가 심하면 3~4단계 수면이 어렵다. 무엇보다 피로가 회복이 안된다.

특히, 국내 연도별 수면장애 환자수는 매년 증가해 올해 55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8년간 환자수는 2배 가량 증가했으며, 최근 4년간 수면제 복용 인구는 1,900만 명에 달한다. 국내 기능성 침구 시장은 매년 22%씩 증가해 2018년에는 9,4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국내 수면장애 환자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출처: (주)메텔 >
< 국내 수면장애 환자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출처: (주)메텔 >

IT동아: 그리고 코골이가 베개와 연관이 있다는 뜻인가.

정 대표: 맞다. 코골이의 원이은 목젖과 혀뿌리가 기도쪽으로 늘어지면서 발생한다. 기도를 완전히 막으면 수면 무호흡증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즉, 기도를 확보하면 코골이가 줄어든다. 의사도 인정하는 부분으로, 베개를 이용해 목을 높여주면, 기도가 확보되면서, 코골이를 완화한다. 코골이는 사실 코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기도가 막히면서 나는 소리다. 마치, 휘파람과 같은 원리다.

< 코골이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병들, 출처: (주)메텔 >
< 코골이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병들, 출처: (주)메텔 >

베개를 코골이 이외도 중요하다. '고침단명'이라는 말이 있듯, 베개의 높이는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베개를 사용하면, 다양한 통증을 불러오고, 불면증 등 다른 질병으로 이어진다. 수면 무호흡증이 심해질 경우, 만성피로로 이어지고, 주간 졸림증, 부정맥, 고혈압, 치매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기존 베개의 단점을 극복했습니다

IT동아: 소핏의 기능이 궁금하다.

정 대표: 크게 3가지로, '베개 높이 자동 조절', '코골이 감소와 수면 무호흡 감지', '수면 모니터링과 조언'이다. 수면 토탈 솔루션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소핏을 이용하면 수면 단계를 측정할 수 있다. 사람이 자면서 호흡할 때마다 베개의 압력이 미세하게 변화한다. 이 압력을 측정해 호흡 주기를 체크할 수 있다. 여기에 소리까지 감지해 코를 고는지, 잠꼬대를 하는 것인지 연계 분석한다. 깊은 수면 단계에 들어갈수록 조금씩 늘어나는 호흡 주기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블루투스로 연동되는 스마트폰 앱에 측정한 데이터를 전송한다. 코골이가 시작되면 소핏 목 부분이 자동으로 올라가 기도를 확보한다. 실시간으로 높이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 소핏의 실시간 자동 높이 조절 기능, 출처: (주)메텔 >
< 소핏의 실시간 자동 높이 조절 기능, 출처: (주)메텔 >

이렇게 측정한 데이터를 통해 잠든 시간, 일어난 시간, 뒤척인 횟수 등 수면 패턴을 파악하고, 주변 소음 등 수면 환경을 더해 분석한다. 분석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면 지수를 계산하는데, 수면 지수가 낮을 경우 원인을 파악해 수면 조언도 제공한다.

2018년 8월부터 수면센터와 함께 임상실험을 진행한 내부 결과다. 코골이 횟수 23회, 코골이 시간 총합은 약 38분으로 측정되면 라텍스 베개 사용자가, 소핏을 사용한 뒤 코골이 횟수 9회, 코골이 시간 총합 약 5분 정도로 줄어들었다. 임상실험 테스트를 앞으로도 지속해 공식 결과로 인증받을 예정이다.

< 소핏을 활용해 측정한 내부 테스트 결과, 출처: (주)메텔 >
< 소핏을 활용해 측정한 내부 테스트 결과, 출처: (주)메텔 >

IT동아: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수면을 측정하는 스마트 베개는 이전에도 꽤 시장에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 대표: 현재 판매 중인 제품도 몇 가지가 있는데, 실시간으로 자동 높이 조절 기능은 소핏이 유일하다. 코를 골거나 수면 무호흡이 발생할 경우 알리는 제품이 있는데, 사용자를 깨우는 방식이다. 잘 자야 하는데, 코 곤다고 깨우면 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용자의 수면 질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없는 셈이다.

특히, 특정 제품은 소리로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을 측정하는데, 옆 사람이 코를 골면 여기에 반응해 사용자를 깨울 수도 있다. 기존 제품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 소핏이다.

< 보다 높은 수면 질을 위해 다양한 메모리폼으로 테스트 중인 소핏 >(출처=IT동아)
< 보다 높은 수면 질을 위해 다양한 메모리폼으로 테스트 중인 소핏 >(출처=IT동아)

첫 창업 후 3년, 이제 판매만 남았습니다

IT동아: 주변 관심이 궁금하다.

정 대표: 많다. 주변에 기능을 설명하면, 코를 고는 사람은 바로 구매하겠다고 말한다. 내년 2월 킥스타터를 통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4월이면 양산 체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시제품을 통한 테스트도 계속 진행 중이다. 12월 초부터 원주 세브란스 병원과 추가로 임상실험을 진행한다. 이외에 2년 이상 A/S를 보장하는 내구성 테스트로 병행 중이다.

IT동아: (주)메텔 창업 전에도 하드웨어 관련 일을 했었는지.

정 대표: 약 14년 정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팀에서 일했다. 갤럭시S3 개발이 마지막 제품이었던 것 같다. 당시 바쁜 일상 속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창업 초기 월급을 못 가지고 들어가는 일도 있었는데,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에 만족한다. 다만, 한가지 아쉬움은 있다. 바쁘고 힘들어서 선택한 창업인데, 요즘은 주말도 없이 일할 정도로 더 바빠졌다(웃음).

IT동아: 하드웨어 관련 스타트업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안정적인 유통망도 필요한데.

정 대표: 침구 전문 업체 '이브자리'와 협력 중이다. 약 50% 정도 개발했을 때부터 여러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제는 판매만 남은 단계다. 양산 체계 구축을 위해 공장과 협의 중인 상황이다.

< (주)메텔 정기 대표 >(출처=IT동아)
< (주)메텔 정기 대표 >(출처=IT동아)

IT동아: 얼마 전 G-Start를 통해 해외에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정 대표: G-Start C 단계와 E 단계에 모두 참여했다. C 단계를 통해 투자 받는 방법, 국내 마케팅하는 방법 등 어렴풋하게 개념 정도만 알고 있던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현직 VC 전문가가 '투자자들은 투자위원회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투자 결정을 위해 무엇을 집중해서 보는지' 등을 알려주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E 단계를 통해 다녀왔다. 두 곳 모두 샘플을 보여주기로 했고, 말레이시아 대기업 '썬웨이'와는 MOU도 맺었다.

지난 3년간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다. 주변의 도움과 지원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2명이 시작했던 메텔이지만, 이제 9명이 함께하는 스타트업으로도 성장했다. 아직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메텔에, 소핏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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