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안 스마트팜… 농업과 예술이 만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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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특별전 ‘예술+농촌’전
미디어아트와 회화 설치작품 다수… 관객들에게 생각-질문거리 던져

김기라·김형규 작가의 ‘문명적인 이해-비밀스러운 농장’. 스마트팜의 사례로 꼽히는 미니 글라스 하우스의 가변 설치물을 바탕으로 예술 작품을 창조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제공
김기라·김형규 작가의 ‘문명적인 이해-비밀스러운 농장’. 스마트팜의 사례로 꼽히는 미니 글라스 하우스의 가변 설치물을 바탕으로 예술 작품을 창조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제공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누구나 ‘개념적으로’ 알고 있죠. 하지만 막상 평소 얼마나 관심이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종사자가 아닌 이상 대답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 때문에 예술로 바라본 농업 자체가 관객들에게 신선한 질문을 던졌다고 봅니다.”

21일부터 열린 특별전 ‘예술+농촌, 공간-농업과 기술의 만남’은 참 생경한 전시다. 어쭙잖게 넘겨짚자면, 농업과 예술은 왠지 가장 서로 멀리 있는 주제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관한 이 독특한 전시에 참여한 김형규 작가(35)는 “생각해보면 둘 다 ‘인간의 삶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는 공통점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도 다소 어색하긴 했죠. ‘농업’이란 게 미술전시에서 흔히 다루는 주제는 아니잖아요. 전시를 위해 2∼3개월 스터디도 열심히 했습니다. 결국은 어떤 해답을 던지기보다는, 우리가 바라보는 농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풀어내면 관객들이 거기서 뭔가를 찾아가길 기대했어요.”

실제로 김 작가가 김기라 작가와 함께 선보인 ‘문명적인 이해-비밀스러운 농장’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스마트팜’을 소재로 했다. ‘비닐하우스의 미래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팜은 모종마다 햇빛이나 물, 비료, 습도 등을 자동으로 체크해 공급한다. 작가들은 이 스마트팜의 축소판을 전시장에 설치하고, 안팎에 미디어아트 작품을 설치해 생각거리를 던졌다. 이 밖에 이진경 이동욱 백정기 작가 등도 단풍잎과 수석 등을 이용한 회화나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김 작가는 “결국 자연에서 출발한 농업이 기술과 연결되는 지점이 인류의 생애 자체와 맞닿아 있단 생각이 든다”며 “예술 담론으로 농업을 고민하는 시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가 농업을 마주하는 자세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농업#예술#스마트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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