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폭설… 이상한파 전조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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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8cm… 관측 이래 최대 적설
예전엔 대부분 진눈깨비 내려… 올여름 기록적 폭염 이어 이상 징후
온난화로 북극에 따뜻한 공기 몰려… 찬공기 밀려내려오면 기온 변동 커

“스키야, 반갑다” 24, 25일 전국 대부분의 스키장이 개장한 가운데 25일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 스키월드에 겨울 스키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몰렸다. 홍천=뉴스1
“스키야, 반갑다” 24, 25일 전국 대부분의 스키장이 개장한 가운데 25일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 스키월드에 겨울 스키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몰렸다. 홍천=뉴스1
24일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 역대 최대치인 8.8cm의 눈이 쌓이고 전국에 대설특보도 내려졌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기록적인 첫눈까지 내리면서 올겨울도 이상기후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첫눈이 쌓여 ‘적설량’으로 기록된 때는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10차례에 불과하다. 대개 첫눈은 진눈깨비 형태로 내린다. 지면에 닿았을 때 쌓이지 않고 녹는 게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강수량’으로 기록되곤 한다.

기상청은 24일 서울 기온이 다소 낮았고 이 기온이 길게 유지됐기 때문에 첫눈이 많이 쌓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새벽 서울에 눈과 비가 시작되면서 기온이 0.3도까지 낮아졌는데, 해당 기온이 3시간이나 유지되면서 비와 눈이 섞여 내리지 않고 모두 눈으로 내려 쌓였다는 것이다.

온도가 0도 이하일 때 얼음이 언다는 상식에 비춰 보면 영상권인 ‘0.3도’에서 눈이 많이 쌓인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눈이 녹으면서 주위 열을 뺏어 가면 오히려 기온이 떨어지고 눈이 안 녹을 수 있어 0도∼영상 3도 기온에서도 눈이 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록적인 첫눈이 올겨울 이상기후에 대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기상청은 올겨울 평균기온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어 기온 변동성이 크겠다’고 밝혔다.

북극 해빙의 면적이 평년보다 작을 것으로 예측한 것이 그 근거다. 그만큼 북극에 따뜻한 공기가 평년보다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면 북극의 찬 공기를 밀어내게 되고, 이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도 기후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산화탄소는 기후 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온실가스다.

26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기온은 서울 2∼13도, 광주 3∼16도, 부산 6∼16도 등으로 전망된다. 미세먼지는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되면서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 전북, 대구, 경북 등에서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첫눈이 폭설#이상한파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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