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문화정신 담아 ‘인천시민문화헌장’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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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 번째… 인천시-인천문화재단 원탁토론회
예술가, 시민단체 등 100여명 참석… 문화헌장 초안 놓고 열띤 토론

20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시민문화헌장 제정을 위한 원탁토론회가 열렸다. 100여 명의 각계 전문가가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전문 및 6개 실천항목의 시민헌장 초안을 놓고 2시간 넘게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20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시민문화헌장 제정을 위한 원탁토론회가 열렸다. 100여 명의 각계 전문가가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전문 및 6개 실천항목의 시민헌장 초안을 놓고 2시간 넘게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홍익인간 사상으로 세상이 열린 후 선사, 고대, 삼국시대에 충북은 융합소통의 중심지였다.’

충북은 2008년 10월 이런 내용을 기조로 한 11개 실천항목의 문화헌장을 발표하면서 ‘충북 문화헌장 운영조례’를 제정했다. 서울도 2016년 12월 시민들의 문화향유권 및 문화다양성을 보장하려는 ‘서울시민 문화권’을 선언한 뒤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충북과 서울에 이어 인천이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 번째로 문화예술정책의 기본 방향을 정하는 ‘인천시민문화헌장’ 제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20일 오후 7시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시민문화헌장 제정을 위한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문화기획자, 예술가, 시민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이 인천시민문화헌장 초안을 놓고 2시간 넘게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민관합동기구인 ‘인천문화포럼’ 주도로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지난해 8월부터 1년 넘게 각종 조사를 통해 초안을 다듬고 있다.

TF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인천시민 5031명을 대상으로 ‘인천시민 문화권 설문조사’를 했다. 시민들은 복수 응답을 통해 문화예술권리 중 ‘조건 없이 문화예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91%)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응답자의 81∼88%가 문화다양성 보장, 문화향유권, 예술창작권, 문화정책 참여권리 순으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런 시민 설문조사 및 온라인 조사를 토대로 인천시민문화헌장 초안은 전문 및 6개 실천항목으로 만들어졌다. 전문은 ‘인천은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비류의 나라로 빛나기도 했고, 개항기에는 서구문화의 한반도 유입 통로이자 해외 진출의 전진기지로서 독자적인 중심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인천의 문화, 그 백년의 전망과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소중한 약속을 시작하려 한다’로 돼 있다.

실천항목은 △인천시민은 누구나 공간적, 시간적, 경제적 차이로 소외받지 않고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문화적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문화예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자유롭게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 △인천시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정책 수립 및 실행에 참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원탁토론 참가자들은 10여 개 테이블에서 전문 및 실천항목 내용을 검토한 뒤 수정 또는 보완할 사항을 논의했다. 테이블마다 대형 전지를 깔아놓고 건의사항을 적은 뒤 수정 문안을 작성해 보았다. 참석자들은 “전문 내용 중 평이한 부분이 있으니 질적으로 높여 달라”, “실천항목에서 지원 대상을 ‘시민’이라고 막연하게 표한하기보다 ‘생활예술인’ ‘문화단체’와 같이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헌장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천적인 후속 조치를 이어가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시민 문화권의 중요성을 알리면서 인천의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문화정신을 시민문화헌장에 담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민문화헌장은 원탁토론회에서 제시된 시민 의견을 반영하고 전문가 검토를 거쳐 내년 초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헌장 정신을 구현할 세부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조례를 추가 제정할 방침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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