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남북관계 과속말라’ 공개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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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남북개선보다 처져선 안돼… 한국 단독행동 없게 워킹그룹 출범”

한국이 남북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는 데 대해 속앓이를 해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앞서가지 말라”는 공식적인 경고가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 시간) 한미 워킹그룹 첫 회의를 위해 우리 측 대표단이 국무부에 도착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가 남북 관계 증진보다 후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한국에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것들이 나란히(as tandem), 함께 나아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그것들이 중요한 병행(parallel) 과정이라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북한 비핵화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대북 제재 완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에 힘을 쏟는 것과 관련해 대북 압박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공개 경고로 대응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워킹그룹 출범에 대해 “서로 딴소리하지 않고, 상대방이 모르거나 의견과 생각을 제공할 기회를 갖지 못한 상태에선 우리나 한국이 단독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워킹그룹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워킹그룹이 비핵화 및 남북 관계 개선과 관련한 현안을 단순히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 정부가 미국과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도록 감시와 조율하는 기능까지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날 워킹그룹 회의에서 남북 철도연결 사업에 대한 실무조사에 대해 미국 측이 긍정적 답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 대표로 회의를 이끈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 측에서 철도연결 공동조사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확인해줘도 좋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폼페이오#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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