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영 김, 美연방하원선거 역전패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18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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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39지구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한 한인 1.5세 영 김 후보가 끝내 재역전에 실패해 17일 오후(현지시간) 낙선이 확정됐다.

LA 타임스는 39지구 연방하원선거 최종 개표 결과 민주당 길 시스네로스 후보가 공화당 영 김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우편투표분에 대한 개표까지 모두 끝낸 결과 시스네로스 후보는 11만3075표(50.78%)를 얻어 10만9580표(49.22%)를 획득한 김 후보를 3495표(1.57%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중간선거 하루 뒤인 7일 3879표 차이로 앞서며 당선이 유력해 보였던 김 후보가 결국 역전패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일차적인 원인은 우편으로 보낸 부재자 투표와 사전 투표에서 민주당 시스네로스 후보를 지지한 표가 훨씬 많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우편투표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선호하는 투표방식이다. 기본적으로 김 후보가 젊은층의 표심을 사로잡지 못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가뜩이나 민주당이 강세인 캘리포니아에서 이른바 ‘블루 웨이브’로 불리는 민주당 바람이 예전보다 더 강하게 몰아친 것도 한 몫 했다.

김 후보는 소속 정당을 떠나 오렌지카운티를 기반으로 한 39지구에서 매우 잘 알려져 있고 오랜 기간 호감을 얻은 정치인이다. 그러나 거세게 불어온 ‘반(反) 트럼프’ 및 ‘반(反) 공화당’ 기류를 극복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14년부터 2년간 이 지역과 많이 겹치는 캘리포니아 주하원 65지구 의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또한 39지구에서 무려 13선을 기록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보좌관으로 20여년간 일하며 표밭을 다졌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로이스 의원의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았기에 김 후보의 당선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이 김 후보는 17명의 후보가 나선 지난 6월 예비선거에서 득표율 25%로 1위에 올랐기에 기대를 모았다. 당시 시스네로스 후보는 19%로 2위를 차지했다.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예비선거 1위와 2위 득표자가 본선에 진출하는 독특한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예비선거는 워낙 많은 후보들이 난립해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일명 ‘정글 프라이머리’로도 불린다.

이번에도 그러나 후보가 난립했던 예비선거 때와 달리 1, 2위가 맞붙은 결선은 다른 양상이었다.

시스네로스 후보는 ‘영 김=도널드 트럼프’라는 점을 한껏 부각시키며 캘리포니아 젊은 유권자들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반 트럼프, 반 공화당 정서를 제대로 활용했다. 대부분의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외국인의 미국 취업을 어렵게 만들고, 이민문호를 좁힌 트럼프 행정부에 반감을 갖고 있다.

시스네로스 후보는 선거캠페인 기간 내내 “김 후보는 트럼프와 마찬가지(Young Kim is Donald Trump!)”라고 외쳤다.

김 후보는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무거운 관세 부과를 무기로 내세우는 무역전쟁에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소신은 캘리포니아주 젊은층과 히스패닉계를 중심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반 트럼프, 반 공화당 기류에 묻혀버렸다.

또 다른 패인은 텃밭인 오렌지카운티와 달리 로스앤젤레스카운티 표밭을 제대로 다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 후보는 39지구에서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는 풀러턴과 부에나파크를 포함한 오렌지카운티 북부지역에서는 4000여표 앞섰다.

그러나 중국 커뮤니티가 강세인 다이아몬드바와 하시엔타 하이츠 등이 포함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동부지역에선 7800표 가까이 뒤졌다.

【로스앤젤레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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