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교 KIEP 선임 연구위원 “한중일 3국, 유대 강화는 숙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6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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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국은 떼려고 해야 뗄 수 없는 관계”
한중일 FTA 협상에 정치적 상황도 많은 영향 미쳐
한중일 경제협력이 북한 태도 변화 이끌어낼 수도

서진교 KIEP 선임 연구위원
서진교 KIEP 선임 연구위원
“한중일 3개국은 떼려고 해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 연구위원은 15일 세종시 KIEP에서 가진 한중일 3국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한중일협력사무국(TCS)과 중국 환추(環球)시보가 동북아 경제협력을 주제로 주최한 ‘한중일 기자 합동취재’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됐다.

1993년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자문단으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무역 협상에 관여해 온 서 연구위원은 “한중일 3국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는 잠재적 이익이 굉장히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의 농산물과 일본의 자동차를 경계하고,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을 경계하는 등 아직은 3국이 양보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한 나라가 어떤 상품을 만들어서 그 이익을 100% 독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세 나라가 유사하게 각자의 이득을 추구할 수 있는 형태의 제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중일 FTA 협상의 경우 정치적 상황도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그는 설명했다. 서 연구위원은 “협상 초기에는 시장개방 수준을 가지고 이견이 많아서 시간이 걸렸다면, 중반 이후부터는 독도 영유권 등 한일 간의 정치적 문제 등이 생기면서 협상가들이 힘을 잃었다”라고 설명했다. 한중일 FTA는 2013년 공식협상이 개시돼 올해까지 총 13차례 협상이 진행됐다.

한중일 경제협력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서 연구위원은 “예를 들어 연평도에 중국 리조트가 있었다면 북한이 무력도발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자기 재산을 친구한테 맡겼는데 그 친구 집에 불이 날 것 같다면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라고 설명했다.

현재진행형인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는 “중국이 미국의 힘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여서 미국이 원하는 바를 어느 정도 건넬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자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이 ‘조용히 하라’고 하면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모두 고개를 수그리지만 유일하게 고개를 들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라며 “체면과 자존심이 중요한 중국이 고개를 숙이는 것이 어려운 점은 이해하지만 아직은 미국에 맞설 힘이 모자란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도 어떻게 체면을 구기지 않으면서 타협할 수 있을지 미국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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