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현 건설협회 회장 “SOC 예산 줄어 서민 일자리 더 팍팍”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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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9일 인터뷰에서 “국내 일자리 창출의 버팀목이 되었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계속 줄어 아쉬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9일 인터뷰에서 “국내 일자리 창출의 버팀목이 되었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계속 줄어 아쉬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올해 일자리가 줄어든 원인 중 하나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급격히 삭감된 때문입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예산이 더 줄어든다고 하는데 아쉬운 건 사실이네요.”

9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건설회관에서 만난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65)은 인터뷰 내내 “아쉽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유 회장은 “건설업은 취업 유발 효과가 높고, 바로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 일자리 업종”이라며 “내년 예산이 470조 원을 넘는 ‘슈퍼 예산’이라고 하지만 건설투자인 SOC 예산은 오히려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SOC 예산으로 18조5000억 원을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아직 심의 단계지만 올해(19조 원)보다 적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8월 “SOC 예산 감축 방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나서면서 당초 부처가 기재부에 요구한 예산액(17조7000억 원)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올해 대비 감축 수준이다. 올해 SOC 예산도 2017년 대비 14.0% 줄었다.

유 회장은 “통상 SOC 예산을 1조 원 줄이면 관련 종사자 1만2000명이 감소한다”며 “2015년 25조 원이던 국내 SOC 예산이 6조 원 줄어든 만큼 종사자도 그만큼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최근 올해 SOC 예산이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이 최대 0.2%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정부의 건설 정책과 관련해 유 회장은 “60∼70점 정도”라고 점수를 매겼다. 서울 집값 잡기에 집중한 주택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교과서에 나오는 단순한 수요공급의 법칙을 적용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유 회장은 “표가 많이 있는 공연에 암표상이 붙지 않는 것처럼 서울 안에 주택을 많이 지으면 투기세력도 줄어들 것”이라며 “재건축에서 생긴 이익을 더 많이 환수하고 임대주택 비율을 높이는 등 공익성을 강화하는 조건을 붙이더라도, 도심 내 용적률을 높여 서울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최근 ‘지하철 7호선 공기 연장 간접비 청구소송’ 판결에 대해 “국가가 일 시켜놓고 돈 안 주는 ‘갑질 중의 갑질’을 자행했는데 법원이 이를 인정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대림산업 등 지하철 7호선 연장공사에 참여한 12개 건설사가 “공사 기간이 연장되면서 나간 간접공사비를 지급하라”며 국가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 건설사 승소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1년 반 동안 한국 건설업의 ‘대표’로 일하며 가장 아쉬운 건 뭘까. 유 회장은 ‘국민적 인식’을 꼽았다. 그는 “노력을 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 사이에서 건설업 이미지가 썩 좋지는 않다”며 “과거와는 달리 입찰 과정 등의 제도가 개선되고 지방에서는 건설업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만큼 좀 더 너그럽게 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신한건설 대표이사가 됐다. 지난해 3월부터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을 겸해 건설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유주현#soc 예산#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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