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쌀 변동직불금 목표가격 19만6000원으로 결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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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농업인 “24만원 이상”… 심의 진통예고
당정 “물가 등 반영 8000원 인상”, 올해~2022년 생산된 쌀에 적용
2020년 全작물 통합 직불제 도입… 쌀값 올라 올해는 지원금 없을듯
일각 “목표가 너무 높으면 과잉생산”

정부와 여당이 쌀 농가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지원금인 변동직불금 목표가격을 19만6000원으로 정했다. 이 목표가격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생산된 쌀에 적용된다. 정부는 쌀값이 목표가격 아래로 떨어질 때 차액의 85%를 세금으로 농민들에게 지원한다.

하지만 농업계와 야당은 목표가격을 24만 원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목표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면 다른 작물을 재배하다가 쌀농사로 돌아서는 농민이 늘면서 쌀이 과잉 생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80kg 쌀값 17만8000원 밑돌 때 지급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8일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당정은 “2018년산부터 적용되는 쌀 목표가격은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19만6000원(80kg짜리 한 가마당)으로 변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2∼2017년산에 적용됐던 18만8000원보다 8000원 높아진 것이다. 아울러 당정은 2020년에는 모든 작물을 대상으로 소득을 보전하는 새로운 직불제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쌀 목표가격은 쌀 농가에 지원하는 직불금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가격이다. 정부는 쌀 목표가격과 실제 쌀값 차이의 85%를 고정직불금과 변동직불금 두 가지로 보전한다. 고정직불금은 논 면적에 따라 미리 정한 금액으로 지급하고, 변동직불금은 매년 달라지는 쌀값에 따라 지급한다. 목표가격이 오르거나 쌀값이 떨어지면 변동직불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당정이 합의한 목표가격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확정되면 올해는 직불금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ha당 100만 원인 고정직불금을 감안하면 쌀 한 가마당 가격이 17만8000원 이하로 떨어져야 직불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이달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당 19만3696원으로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다. 대개 수확기에는 쌀값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높은 쌀값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 야당 “목표가격 24만 원 이상 돼야”

당정이 목표가격을 정했지만 농업계와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은 목표가격을 24만∼25만 원 선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목표가격을 24만 원으로 올리고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미 방출을 철회해 달라고 주장한다. 이 단체는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목표가격을 24만 원 선까지 올리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쌀 과잉생산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종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실장은 “목표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면 농가소득이 높아지면서 쌀농사를 짓는 사람이 많아진다”며 수급 불균형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쌀 공급량이 많아져 쌀값이 떨어지면 정부는 직불금 예산뿐만 아니라 공공비축 등에도 예산을 써야 한다. 쌀값이 20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했던 2016년산 쌀에는 변동직불금(1조4900억 원)과 공공비축(2532억 원) 등 2조5109억 원이 투입됐다.

직불금 예산의 82.6%가 쌀에 집중돼 다른 작물의 재배가 줄어드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재배면적에 따라 직불금을 지급하는 구조여서 대규모 농가에 지나치게 많은 돈이 나간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간사인 박완주 의원은 “직불제 개편 방향을 연말까지 확정하고 내년 관련 법률 개정을 거쳐 2020년 개편된 직불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박효목 기자
#쌀 변동직불금 목표가격#심의 진통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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