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도 미세먼지 ‘나쁨’…전문가 “역전층 현상으로 미세먼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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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7일 0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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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세먼지 ‘나쁨’

사진=동아일보DB
사진=동아일보DB
6일에 이어 7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나타나면서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는 미세먼지의 원인을 중국발 미세먼지 한 가지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영민 경희대 환경과학공학과 교수는 7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번 미세먼지의 원인을) 딱 하나로 구분지어서 어디 때문이다, 그런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서해를 건너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도 있고, 국내 발생원으로부터 미세먼지가 계속 나오는데 아마도 ‘역전층’이란 기상조건으로 인해 더욱더 정체되는 그런 현상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는 고도가 높을수록 기온이 낮아져 순환이 일어나는데, 역전층이 생기면 상하 방향의 대기 혼합을 막아 오염물질이 지면 가까이에 쌓이고, 질소산화물이나 암모니아 등 미세먼지 2차 생성 원인물질도 함께 축적된다.

조 교수는 “대기오염이란 건 일반 수질오염과 다르게 3차원적 현상이다. 그래서 수직적으로 혼합도 되고 수평적으로 바람이 불어서 희석도 돼야 되는데 역전층이란 기상조건이 형성되면 수직적으로 혼합되는 현상이 줄어든다. 그렇게 되니까 아무래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과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들이 그 자리에 정체될 수밖에 없는 기상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런던스모그나 LA 스모그로 5000명씩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때도 역시 무풍현상이 한 일주일 정도 지속되는 바람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이라는 일부 여론에 대해 “요즘 정교하게 개발되는 대기확산시뮬레이션이나 기상모델 같은 예측을 보면 그쪽(중국)에서 오는 것도 무시 못 한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도 모두가 다 알다시피 화력발전소를 비롯해 대형 발생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 때 그 때 기상조건에 따라서 저쪽(중국)에서 넘어오는 게 많을 경우, 봄철에 꽃가루 같은 게 우리나라에서 확산·발생할 경우 이런 때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알기론 중국도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해 공기질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그게 단기간에 좋아지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거다. 다만 좀 아쉬운 건 모든 대형 산업단지가 해안가를 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중국 동쪽 우리로 따지면 서쪽에 화력발전소를 비롯해 산업단지가 많이 집중되다 보니까 우리가 영향을 좀 더 크게 받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날 중부지방 등에 약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술 가운데 하나가 세정 방법이 있다. 그와 같은 원리로 위에서 비가 내릴 경우는 많은 미세먼지가 세정돼서 아래로 강하를 한다. 비온 뒤 날이 맑아지는 건 그건 어느 정도 세정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우리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대해 “현 단계에서 이 정도라도 하고 있는 게 굉장히 바람직하다,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올라가야 될 필요가 있다. 수도권이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가? 인구와 산업이 집중화 돼 있는 것, 무엇보다도 숨 쉴 수 있는 어떤 여백을 남겨둘 줄 아는 도시계획이 좀 아쉽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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