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유물에 스민 불교 예술의 향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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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박물관 ‘전단지향’전

경전을 넣는 상자에 경의 종류를 표시하기 위해 매달아 사용했던 공예품인 목조 경패(보물 제175호). 동국대박물관제공
경전을 넣는 상자에 경의 종류를 표시하기 위해 매달아 사용했던 공예품인 목조 경패(보물 제175호). 동국대박물관제공

나무로 만든 불교 유물만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린다.

동국대 박물관은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까지 불교 목조유물 수십 점을 선보이는 특별전 ‘전단지향(栴檀之香)―나무에서 피어오른 향기’를 12일부터 연다고 4일 밝혔다. 전단(栴檀)은 불교에서 가장 신성시 여기는 나무 ‘단향목’을 뜻한다.

‘석굴암 석굴 중수상동문(重修上棟文)’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19세기 후반 석굴암의 중수 과정과 석굴암의 원형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는 귀중한 사료로 1891년 제작됐다. 지난해 본보의 보도를 통해 상동문의 구체적 내용이 소개돼 학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963년 8월 보수공사 도중 석굴암 경내 간이 화장실 문짝에 붙어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가로세로 83×34cm 크기에 확인 가능한 글자는 총 617자로 처음과 마지막 부분이 일부 잘려나가 160자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수준 높은 목조 공예품 역시 눈길을 끈다. ‘보타전(寶陀殿) 목조감실’은 목조 건축의 세부적인 구조를 완벽하게 재현한 것으로 현존하는 예가 드물다. 조선 후기의 작품으로 85cm 높이에 용마루 지붕과 기와, 치미 등이 정교하게 조각돼 있다. 이 밖에도 부처의 얼굴과 옷자락을 정교하게 새겨 넣은 목조경패(보물 제175호)와 한쪽 다리를 다른 다리의 무릎 위에 올려놓은 독특한 모양의 ‘목조지장보살반가상’ 등 희귀 유물 다수를 선보인다.

김봉건 동국대 박물관장은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의 80%를 산이 차지하고 있어 삼국시대부터 불교문화를 꽃피우는 데 목조유물이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며 “불전과 가구, 불상, 불교 공예, 경판 등 다양한 불교 목조유물을 한꺼번에 즐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동국대 박물관#목조유물#전단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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