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젤 이후 13년… 반갑다, 자하로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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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바야데르’ 니키아 역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오른쪽)와 솔로르 역의 데니스 로드킨이 내한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다. 자하로바는 빼어난 유연성과 테크닉으로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라 바야데르’ 니키아 역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오른쪽)와 솔로르 역의 데니스 로드킨이 내한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다. 자하로바는 빼어난 유연성과 테크닉으로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세계적인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39)의 ‘라 바야데르’와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마타 하리’. 유니버설발레단(UBC)과 국립발레단이 화려한 라인업과 이채로운 대작을 나란히 무대에 올려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세기의 발레리나’로 칭송받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자하로바는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UBC의 인기 레퍼토리 ‘라 바야데르’의 주인공인 무희 니키아를 연기한다. 자하로바가 발레 전막 공연으로 내한한 것은 2005년 볼쇼이발레단의 ‘지젤’ 이후 13년 만이며 한국 발레단과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하로바는 지난달 2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울 게 무궁무진해 나 자신을 학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용계 최고의 영예인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무용수상을 두 차례(2005, 2015년)나 수상했고 러시아 인민예술가 칭호까지 받았지만 스스로를 여전히 채찍질하고 있었다. 그는 현재 러시아 볼쇼이발레단과 이탈리아 라 스칼라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를 함께 맡고 있다. 우리 나이로 불혹이지만 그는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므로 은퇴 시점은 신만이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무희’란 뜻의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 출신 안무가이자 고전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가 러시아 황실 발레단을 위해 인도 황금제국을 배경으로 만들었다.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를 중심으로 사랑과 복수, 용서를 압도적인 규모로 담아냈다. 자하로바는 “니키아는 순수함과 열정적 사랑뿐 아니라 배신으로 인한 고통 등 여러 색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 어렵지만 고전발레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은 전통 발레 작품 대신 실험적 신작 ‘마타 하리’ 초연을 선보인다. 무용수로서의 성공과 진정한 사랑을 꿈꿨지만 비극적 삶을 살다간 마타 하리의 기구한 일생이 펼쳐진다.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은 전통 발레 작품 대신 실험적 신작 ‘마타 하리’ 초연을 선보인다. 무용수로서의 성공과 진정한 사랑을 꿈꿨지만 비극적 삶을 살다간 마타 하리의 기구한 일생이 펼쳐진다. 국립발레단 제공
이번 공연은 프티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세종문화회관과 UBC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지난해 이 작품의 솔로르 역으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남성무용수상을 받은 데니스 로드킨이 다시 솔로르를 연기한다. 1만∼12만 원.

국립발레단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4일까지 ‘마타 하리’를 선보인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1993년 당시 몸담았던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안무가 레나토 차넬라가 25년 만에 국립발레단을 위해 새롭게 안무를 짰다.

이중스파이로 몰려 삶을 마감한 마타 하리가 무용수로서의 성공을 꿈꾼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1막에서는 신비롭고 이국적인 춤으로 대중의 열광과 부(富)를 동시에 거머쥔 마타 하리의 화려한 과거가 펼쳐진다. 2막에서는 인기와 명성, 무용수로서의 인생이 좌초되고 연인에게 배신당하며 이중스파이 혐의로 최후를 맞는 모습을 그렸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 유행했던 관능적 무용을 재해석한 안무와 11벌에 이르는 마타 하리의 무대의상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과 박슬기, 신승원이 마타 하리 역을 맡았다. 5000∼10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지젤#라 바야데르#마타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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