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밤, ‘19세 쌍별’ 빛나는 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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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PO 2연패 후 2연승
선발 이승호-구원 안우진 역투, 8이닝 무실점 SK타선 꽁꽁 묶어
한동민 9회 투런포 뒤늦은 추격
2일 인천에서 마지막 결전

31일 넥센의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에는 1999년생 동갑내기 투수 이승호(오른쪽)와 안우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선발 이승호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안우진은 이날 각각 4이닝 무실점 1피안타로 잘 던졌다. 뉴시스
31일 넥센의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에는 1999년생 동갑내기 투수 이승호(오른쪽)와 안우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선발 이승호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안우진은 이날 각각 4이닝 무실점 1피안타로 잘 던졌다. 뉴시스
1999년, 세기말 태어난 ‘소년들’이 벼랑 끝 2018 넥센을 구했다.

넥센이 19세 듀오 이승호-안우진의 호투를 앞세워 다시 인천으로 간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내리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프로야구 넥센이 31일 고척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합작한 두 영건의 호투에 힘입어 4-2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를 2승 2패, 원점으로 돌렸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승리를 합작했던 이승호(3과 3분의 1이닝 2실점)-안우진(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은 이날 나란히 4이닝 무실점, 1피안타의 압도적 피칭을 펼쳤다.

이승호의 출발은 살얼음판이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두 타자를 내리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나이트 투수코치를 마운드로 불러들였다. 더욱이 다음 상대 타자는 정규시즌 홈런을 허용한 기억이 있는 강타자 최정과 로맥. 하지만 이승호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적극 공략해 최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로맥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재원에게까지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고 포효했다. 이승호는 4회에도 2아웃을 잡은 뒤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또 한 번 질긴 ‘바깥쪽 승부’ 끝에 강승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말 샌즈의 투런포로 2-0 리드를 얻은 이승호는 한결 가벼운 어깨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나주환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자 넥센 벤치는 지체 없이 ‘필승카드’ 안우진을 조기 소환했다. 안우진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5회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SK 타선을 압도했다.

6회에는 행운까지 더해졌다. 1사 주자 1, 3루 찬스를 잡은 넥센은 임병욱이 스퀴즈 번트를 댔지만 공이 상대 포수 허도환 바로 앞에 떨어졌다. ‘작전 실패’였다. 허도환이 곧바로 3루수 나주환에게 공을 토스하며 3루 주자 서건창이 런다운에 걸렸다. 그런데 공을 받은 나주환이 서건창을 몰고 가다 살짝 미끄러졌고 그 틈에 서건창은 홈으로 내달렸다. 결국 SK는 허무한 실책으로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대신 1점을 더 내줬다.

이어 넥센은 김하성의 적시타까지 터져 1점을 더 달아났다. 이 적시타로 이전까지 플레이오프 타율이 8푼3리(12타수 1안타)에 그쳤던 김하성은 시리즈 첫 ‘타점’과 함께 드디어 ‘1할 타자’가 됐다. 이날 경기 전 ‘베풀면 잘 된다’며 선수단에 피자 20판을 돌렸던 김하성의 선행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SK도 맥없이 무너지진 않았다. SK는 9회초 잠자던 한동민의 투런포로 뒤늦게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넥센은 9회 1사 상황에서 마무리 김상수를 올렸다. SK는 2차전 승리의 영웅 김강민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타를 치고 나가며 희망을 이어갔지만 대타 정의윤의 타구가 중견수 임병욱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가면서 경기를 마감해야 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85.7%(14회 중 12회)를 선점했던 SK는 유리한 고지를 지키지 못하고 2일 문학에서 넥센과 단판승부를 펼치게 됐다. 한국시리즈 진출 팀이 결정될 5차전 선발로는 SK 김광현, 넥센 브리검이 나선다. “누가 오든 5차전까지 힘들게 하고 올라오면 좋겠다”던 김태형 두산 감독만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한편 경기에 앞서 키움증권이 내년 시즌 넥센의 메인 스폰서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 넥센은 키움증권을 비롯해 넥센타이어 등 복수의 기업과 접촉하고 있으며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임보미 bom@donga.com·조응형 기자
#넥센 히어로즈#이승호#안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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