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불난 차량서 운전자 구한 ‘투캅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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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30대 충돌사고 뒤 의식 잃어
5분 만에 출동 光州 두 경찰관, 불길 번지기 전 유리창 뜯고 구조

광주 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 소속 김규만 경위가 30일 불길에 휩싸인 차량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 제공
광주 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 소속 김규만 경위가 30일 불길에 휩싸인 차량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 제공
“운전자를 구조하지 못했다면 두고두고 괴로웠을 겁니다. 생명을 살려 다행입니다.”

30일 불이 난 차량에서 정신을 잃은 30대 운전자를 살린 광주 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 소속 김규만 경위(53)와 임상욱 순경(24)이 밝힌 소감이다.

이날 오전 5시 25분경 광주 서구 유촌동 광주시청 뒤편 도로에서 승용차가 도로 구조물을 들이받은 뒤 불이 붙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순찰 활동 중이던 두 경찰관은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사고 차량은 왼쪽으로 넘어져 있었고, 운전석에는 A 씨(37)가 의식을 잃은 채 앉아 있었다.

두 경찰관은 금이 간 차량 앞쪽 유리창을 정신없이 손으로 뜯어내고, 발로 찼다. “소화기를 쓰면 갇혀 있는 운전자가 호흡곤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어 깨진 유리창을 통해 A 씨를 끌어냈다. 김 경위와 임 순경이 A 씨를 구조한 지 불과 2, 3분 뒤 불길은 삽시간에 차량 전체로 번졌다.

김 경위는 “불길이 빨리 번져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경력 30년째인 그는 2015년에도 광주 풍암저수지에서 자살을 기도한 20대 청년을 구한 적이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혈중알코올농도 0.137% 상태에서 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A 씨를 입건했다. A 씨는 “생명을 구조해준 경찰관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새벽 불난 차량#광주 두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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