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가족 살해범, 14가지 범행도구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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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충격기 등 4가지 실제 사용… 경찰 “계획적 단독 범행” 잠정결론

부산에서 일가족 4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신모 씨(32)는 범행을 위해 모두 14가지 도구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4가지가 살인에 실제로 사용됐다. 이에 경찰은 이번 사건을 원한에 의한 계획범죄로 잠정 결론 내렸다.

28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신 씨는 범행 당일인 24일 오후 4시 12분경 선글라스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검은색 가방을 들고 사하구의 한 아파트로 들어갔다. 당시 집에 있던 조모 씨(65)를 시작으로 차례로 가족 3명을 살해한 뒤 다음 날 0시 7분경 집에 들어온 자신의 옛 동거녀 조모 씨(33)를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1차 부검 결과 피해자들이 모두 흉기와 둔기로 살해당한 흔적이 나왔고, 전기충격기에서도 일부 혈흔이 나왔다”며 “동거녀 조 씨도 흉기에 찔린 뒤에 굵은 끈으로 목이 졸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 씨의 컴퓨터에서 전기충격기 사용법 등이 검색된 사실을 확인했다.

신 씨는 범행 당일 비닐, 질소가스통, 스패너 등 다른 10가지 도구도 미리 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스패너에 혈흔이 묻지 않은 점으로 미뤄 볼 때 질소가스통을 착용할 때 사용하기 위해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며 “단정하기 어렵지만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마음을 먹고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 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범행 당일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인 탐문 조사를 벌이면서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휴대전화 분석을 하고 있다. 또 현장에서 수거한 옷가지, 혈흔 등 나머지 증거품 42점을 정밀 분석 중이다. 경찰은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진 후 신 씨가 무척 힘들어했다는 가족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등 각종 증거로 판단할 때 현재로선 신 씨의 계획적인 단독 범행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사망한 사건인 만큼 사건 경위를 추가로 확인한 뒤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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