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으로… 520억 내놓은 최태원 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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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학술원’ 이르면 11월 출범
부친 20주기 맞아 1000억규모 출연… 代이어 ‘인재육성’ 공익재단 설립
통상-금융 등 글로벌위기 대응전략, 미래 이끌 과학기술 연구 수행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아버지 고 최종현 선대회장(1929∼1998)의 이름을 딴 ‘최종현학술원’에 520억 원 상당의 SK㈜ 주식(20만 주)을 출연한다고 24일 밝혔다. 최 회장의 사재(私財) 출연과 함께 SK㈜도 450억 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출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8월 열린 최 선대회장 20주기 추모식에서 약속한 최종현학술원은 이르면 다음 달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최 선대회장이 197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한 지 44년 만에 대를 이은 공익재단 설립이 이뤄지는 것이다. 추모식 때 최 회장은 “선대회장은 나라의 100년 후를 위해 사람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이 땅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 계신 많은 인재들을 육성하셨다”며 “저도 미약하게나마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가고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새로운 학술재단인 최종현학술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 선대회장은 1974년 사재를 털어 비영리 공익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돈 걱정 없이 24시간 공부에 전념하도록 해 세계 수준의 학자를 배출해야 한국도 일등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신념에 따라 경영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내 인재들에게 조건 없이 유학비와 체류비를 파격적으로 지원했다. 재단은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44년간 3700명을 지원하고 세계 명문대학에서 박사 750여 명을 배출했다.

최종현학술원은 최 선대회장의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이 같은 철학을 이어가면서 국제 학술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전략과 과학기술 혁신에 대한 융복합 연구, 국내외 학술연구 및 국제 포럼과 같은 학술교류사업을 중점 수행할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한반도와 주변국을 둘러싼 지정학이나 통상, 금융, 환경, 에너지 등의 글로벌 위기 대응전략, 미래 변화를 주도할 혁신적 과학기술 연구를 비롯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새로운 지식 창출과 확산 등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사장은 최 회장이 맡는다. 초대 원장으로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이 선임됐다. 이사진에는 현택환 서울대 응용화학부 교수, 이준호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 홍용택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등 국내 석학으로 구성됐다. 현 교수 등 이사진 중 일부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지원을 받은 장학생 출신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최종현 학술원#최태원#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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