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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합의 첫 법제화… 김정은 연내답방 성사 위한 길닦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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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합의 첫 법제화… 김정은 연내답방 성사 위한 길닦기

문병기 기자 , 신나리 기자 , 김상운 기자 입력 2018-10-24 03:00수정 2018-10-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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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양선언-군사합의서 비준]文대통령, 남북협력 속도전
34일만에 국무회의서 비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합의한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34일 만에 비준했다. 뉴시스
“한반도 위기 요인을 없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평양공동선언과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 비준의 효과를 이렇게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평양공동선언을 비준했다. 모체 격인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후속 합의인 평양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 비준을 강행하는 ‘속도전’에 나선 것. 이 때문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지연 가능성에도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방한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북협력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서울선언’ 채택과 남북경협 확대 위한 포석
문 대통령의 비준으로 평양공동선언은 이르면 이번 주중 관보 게재로 공포돼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남북 정상 합의 중 처음으로 법제화되는 것이다. 군사 분야 합의서는 북한과 문건 교환 이후 공포된다.


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서명한 지 한 달여 만에 평양공동선언을 전격적으로 비준했을까. 실제로 이날 결정은 정권교체 후에도 ‘불가역적인 남북 합의’를 구축하겠다는 평소 의지와는 온도 차가 있다.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르면 국회 동의를 얻지 않고 비준된 남북합의는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여기에 야당의 반발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는 더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평양공동선언의 전격 비준은 남북협력 확대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늦춰지더라도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 특히 김 위원장 답방 기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협력 확대를 통한 ‘서울선언’을 채택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선 사실상 ‘종전’에 대한 남북 간 합의를 담은 평양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를 법제화해 근거를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 비준에 대해 “남북관계의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하는 길”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남북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많다. 유럽 순방 기간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요구를 공식화했지만 현재까지 부정적 반응이 많아 일단 국내 기업 참여 등 경협 확대를 위한 국내법적 토대를 마련하려 했다는 것이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남북 경제특구 조성 등 ‘민족 경제의 균형발전’ 합의를 담은 평양공동선언의 이행 가속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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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제처 “판문점선언 전제한 것”

하지만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이 아직 계류 중인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을 전격 비준한 데 대해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국회 무시”, “오만과 독선”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내에서도 국회 동의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이 엇갈린다.

청와대와 주무 부처인 통일부는 평양공동선언 이행에 들어가는 재정 부담이 없는 데다 판문점선언과 별개의 독자적 선언이기 때문에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통과 전 비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제처는 평양공동선언이 판문점선언의 이행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핵심 이유로 내걸었다. 법제처 관계자는 “판문점선언이 국회 비준 동의를 받는다는 전제하에 평양공동선언은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고 해석한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김영석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남북관계발전법은 재정적 부담과 입법사항으로 국회 비준 동의 요건을 정하고 있다. 두 선언이 반드시 같이 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반면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군사 분야 합의서는 주권 제약의 입법 사항이 있기 때문에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발전법 제정 작업을 주도한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판문점선언이나 평양공동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라며 “모두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애초에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추진한 것 자체가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치적 이벤트라는 것이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김상운 기자
#남북 정상합의 첫 법제화#김정은 연내답방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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