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발표 온도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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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훈련 유예” 명확히 밝혀… 한국이 되레 “협의중” 신중입장
美, 중간선거前 서둘러 발표한듯

올해 남은 마지막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실시 여부를 놓고 한미 군 당국 발표 내용이 달라 엇박자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측은 “유예할 것”이라고 명확하게 발표한 반면 우리 측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

국방부는 20일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한미 국방장관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19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후 미 국방부 데이나 W 화이트 대변인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유예 조치가 합의됐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것이다.

한미 엇박자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위 설명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9일 회담에서 훈련 유예를 제의했다. 이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대북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 조정 방안이 필요하다”며 다음 날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와중에 미 국방부에서 ‘유예 조치에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왔다는 것. 한미 국방부는 당초 한미 연합 공중 방위 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한 뒤 이달 말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를 최종 합의한다는 ‘시간표’를 만들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미 측의 ‘조기 발표’엔 분명한 의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 달 6일 미 중간선거 전에 비핵화 성과를 만들기 위해 북한에 줄 당근인 훈련 유예를 서둘러 발표해버린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편 군 관계자는 “한미가 비질런트 에이스 같은 대규모 훈련을 하지 않고 각각 훈련을 하더라도 대규모 훈련에 준하는 효과를 내는 방법의 ‘보완 훈련’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한미가 연내에 공중 훈련은 하되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주한 미 공군 전력만으로 규모를 최소화해 새로운 이름의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미군사훈련#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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