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카슈끄지 피살 첫 인정 “1개월내 조사결과 발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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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우발적 충돌에 의한 사망”, 터키 주장 ‘계획 살인설’ 거듭 부인
왕세자 측근 용의자 직위해제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 내에서 ‘피살’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사우디 왕실은 그동안 “신문 중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카슈끄지가 사망했다”는 식으로 석연찮은 내용의 설명을 해 왔다.

21일 CNN 등에 따르면 사우디 왕실과 검찰은 18일 TV 방송을 통해 “카슈끄지가 영사관 안에 들어와 만난 사람들과 말다툼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육체적 충돌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가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사실을 밝히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1개월 내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국가 안보 관계자, 외교부와 내무부 관료들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검찰은 그러나 터키 정부 등이 주장하는 ‘계획 살인설’은 거듭 부인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NYT)는 무장한 사우디인들에게 붙들린 카슈끄지가 손가락이 잘리는 등 고문을 받다가 참수된 정황을 녹음한 테이프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용의자로 지목된 아흐마드 알 아시리 장군은 직위가 해제됐다고 사우디 정부는 발표했다. NYT에 따르면 아시리 장군이 사건의 주모자라는 미국 정부의 조사 내용이 최근 백악관에 보고됐다. 예멘에서 사우디군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아시리는 사우디의 권력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이다.

로이터통신은 21일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 집무실에서 귀국을 종용하는 과정에서 카슈끄지가 소리를 질러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목을 조르다 실수로 질식사시켰다”는 현지 소식통의 발언을 전했다. 카슈끄지에게 약물을 주입해 이스탄불 모처에 감금하려던 것이었지 의도된 살해는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사우디#카슈끄지 피살 첫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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