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원짜리 자기 작품 분쇄한 뱅크시 “연습한대로 잘 안됐다”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8일 18시 52분


코멘트
영국 출신의 ‘얼굴없는 거리 예술가’ 뱅크시(가명)가 17일(현지시간) ‘풍선을 든 소녀’ 분쇄사건을 자신이 의도적으로 일으켰다고 시인했다. 또 사전에 미리 연습까지 했었는데 “예상과 달리 완전히 분쇄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지난 5일 영국 런던 소더비경매에서는 뱅크시의 작품 ‘풍선을 든 소녀’가 104만파운드(약 15억4700만원)에 낙찰된 직후 저절로 찢어져 미술 애호가들을 경악시켰다. 갑자기 그림이 틀에서 미끌어지듯 아래로 떨어지더니 마치 파쇄기로 문서를 자르는 것처럼 가늘게 잘라진 것. 액자틀에 소형 분쇄기가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뱅크시가 의도적으로 이런 일을 벌인 것같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그림을 누가 구매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17일 뱅크시 웹사이트(http://www.banksy.co.uk)에 동영상 한개가 공개됐다. 동영상은 뱅크시의 2006년도작 ‘풍선을 든 소녀’의 모조품을 액자 속에 감춰둔 소형 분쇄기를 이용해 완전히 분쇄하는 ‘연습’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영상에는 “연습할 때는 매번 잘 (분쇄)됐었는데…”란 자막도 달려 있다.

원래는 완전히 분쇄하려고 했는데, 연습 때와 달리 실제 경매 직후에는 기계가 중간에 작동을 멈춰 절반만 잘려나갔다는 것이다.

동영상에는 누군가 그림이 들어있는 액자에 분쇄기를 장치하는 장면, 소더비 주최 칵테일 파티에서 참석자들이 그림을 구경하면서 샴페인을 마시는 장면도 나온다.

3분 길이의 이 동영상은 ‘사랑을 분쇄하라,디렉터스 컷(Shred the Love, Director’s Cut)‘이란 제목으로, 이번 해프닝이 뱅크시가 벌인 일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증거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또 동영상이 경매 전에 제작됐으며, 예술산업을 놀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뱅크시의 실명이 무엇이며, 그가 어떤 인물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일설에 의하면 뱅크시는 브리스톨에 사는 로빈 거닝엄이란 남성이며, 나이는 1974년생으로 추정된다. 여러명의 스태프들과 거리 벽화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