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최해영]교통 문제의 기본은 ‘안전’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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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영 경찰청 교통국장·치안감
최해영 경찰청 교통국장·치안감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4185명이다. 우리 주변에서 매일 10명이 넘는 고귀한 생명을 잃고 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진·해일로 164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대규모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보다 훨씬 많다. 사망자가 최고로 많았던 1991년(1만3429명)에 비해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 수준(32위)이다.

이에 범정부 차원에서 교통사고, 산업재해 및 자살로 인한 사망자를 2022년까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자는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경찰청은 기존 ‘차량과 운전자 중심’의 교통문화를 ‘사람과 보행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교통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교통안전대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큰 고민이자 어려움은 정책에 대한 이해 당사자 간의 여러 의견을 어떻게 조화롭게 반영하느냐다.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면 운전자는 불편하게 된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면허를 엄격하게 관리할 경우에는 이동권을 제한하게 되어 어르신들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다. 반대로 불편·비용 등을 이유로 규제를 완화하거나 규제 강화의 시기를 놓쳐서 사고가 발생하면 국민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모든 교통 문제는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분야로 국민적 관심이 높고 각자 나름의 경험과 지식도 풍부하다. 그만큼 작은 정책 결정도 어려움이 따르고 신중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교통 문제의 답은 안전이다. 지난달 28일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모든 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데 뒷좌석까지 안전띠를 매야 하는지 등 입법 과정에서도 찬반 논의는 있었지만 국회에서도 ‘안전이 답’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모든 좌석에서 안전띠를 착용하는 문화도 곧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 나와 내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할 것이라고는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더구나 교통사고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면 한 가정의 슬픔은 물론이고 사회적·국가적으로도 손실이 막대하다.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을 세우는 데 늘 노심초사하지만 획기적인 방법은 없다. 무엇보다 교통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안전띠와 카시트 착용은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안전장치이다. 모든 교통 문제의 해답은 ‘안전’이 기준이다.
 
최해영 경찰청 교통국장·치안감
#교통사고#교통안전#전 좌석 안전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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