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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最古 금속활자 출토 기대감… 고려 황실의 비밀 밝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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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最古 금속활자 출토 기대감… 고려 황실의 비밀 밝혀질까

유원모 기자 입력 2018-10-10 03:00수정 2018-10-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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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조사, 2016년 중단 후 3년 만에 재개
2015년 찾은 금속활자 한 점, 구텐베르크보다 앞서 제작
12월 국립중앙박물관서 공개… 출토 유물 보존센터 건립 추진
2015년 11월 만월대에서 남북 조사단이 발굴한 ‘전일할 전(嫥)’으로 추정되는 고려 금속활자. 2016년 남북공동 발굴조사가 중단된 후 북한에서 진행한 단독 조사에서 칙(淔), 조(糟), 명(名), 명(明)이 새겨진 금속활자 4점을 추가로 발굴했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제공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가 또다시 출토될까.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시작될 제8차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조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만월대 공동조사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7차례에 걸쳐 진행되다가 2016년 1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3년 만에 재개되는 이번 공동조사는 애초 2일 착수식을 열고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측에서 조사단 인력 구성 미비 등을 이유로 날짜 변경을 요청해 일정이 변경됐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9일 “북측의 조사단 규모가 이전 조사 때까진 20여 명 수준이었는데 이번에는 40여 명 규모로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인력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실무적인 준비로 인해 늦춰진 만큼 이번 달 말부터는 조사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동조사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려 황궁의 공식 문서 생산·보관을 담당한 임천각(臨川閣) 일대가 조사 대상에 포함돼 금속활자 출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점이다.

만월대에서 가장 화려하고 웅장했던 전각인 회경전으로 올라가는 4개의 거대한 돌계단. 만월대는 조선 건국 이후 폐허가 된 고려 궁궐터의 산세와 땅 모양이 보름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제공
○ 구텐베르크보다 한 세기 앞선 금속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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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개성 만월대에선 말 그대로 ‘보물’이 나왔다. 가로 1.36cm, 세로 1.3cm, 높이 0.6cm의 금속활자가 출토된 것. ‘전일할 전(嫥)’과 유사해 보이지만 크기가 작아 정확한 글씨를 판독하기는 어려웠다. 만월대가 홍건적의 난으로 소실된 1361년까지 황궁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1455년 제작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최소 한 세기 앞선 것으로 학계에선 평가했다. 기존에 출토된 금속활자가 남과 북에 각각 1개씩만 존재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발굴 성과로 여겨졌다.

만월대 출토 용두형 잡상.
손톱만 한 크기의 금속활자를 찾아내기 위해 당시 조사단은 “흙도 유물이다”라는 구호 아래 일일이 체에 흙을 걸러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금속활자뿐 아니라 고려 황실에서 사용된 반지와 못, 바둑돌 등 희귀 유물도 다수 발견됐다. 7차례의 공동 발굴조사에 모두 참여했던 박성진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금속활자는 크기가 너무 작아 대규모 인력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앞으로 안정적인 공동 발굴조사가 진행된다면 더 많은 금속활자 출토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2016년 남북 공동 발굴조사가 중단된 이후 북측에서 진행한 단독 조사에서 추가로 4점의 금속활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만월대 출토 금속활자들은 올해 12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고려 건국 1100주년 특별전 ‘대고려전’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대국민보고에서 “‘대고려전’에서 북한 문화재를 함께 전시할 것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의했고, 김 위원장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은 만월대 금속활자 등 북한 문화재 17점의 목록을 북한에 보냈고, 현재 유물 대여 절차를 협의 중이다.

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65㎝ 높이의 원통형 청자.
○ 발굴을 넘어 보존·복원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만월대의 중심 전각인 회경전 서측 축대에 대한 보존 작업도 예정돼 있다. 2015년 진행한 안전진단 결과 붕괴 위험성이 있다는 판정이 내려져 해체 후 보수·복원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안병우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한신대 교수)은 “회경전 축대 보존은 고고학·역사학 분야를 넘어 남북 건축문화 교류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되는 셈”이라며 “만월대 출토 유물에 대한 보존센터 건립 등도 문화재청, 북한 측과 협의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개성 만월대#남북 공동발굴조사#금속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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