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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언론인 계획 살해” 사우디 “살해 증거 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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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언론인 계획 살해” 사우디 “살해 증거 대라”

서동일 특파원 입력 2018-10-10 03:00수정 2018-10-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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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출신 언론인 실종’ 진실 공방
터키 “영사관 떠난 영상 내놔라”, 사우디 “촬영 안돼… 숨길게 없다”
양국 설전… 외교문제로 비화
“사우디아라비아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우리는 숨길 것이 없다.”(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된 한 언론인의 행방을 두고 사우디와 터키 정부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일명 ‘자말 카쇽기 실종 사건’으로 외신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이 사건은 터키와 사우디 양국 간 외교 문제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실종된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쇽기(59·사진)는 그동안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칼럼을 써 왔던 인물이다. 지난해부터 사우디 정부의 체포를 우려해 미국 등 해외에 머물러 오다 약혼자와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2일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한 뒤로 연락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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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부는 카쇽기가 사우디 영사관 내에서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들은 익명의 터키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건은 철저히 계획된 살인 사건이며, 살해당한 카쇽기 시신은 이미 영사관 밖으로 옮겨진 상태라는 것이 조사팀의 초기 결론”이라고 전했다. 실종 당일 사우디에서 15명으로 구성된 ‘암살팀’이 터키로 입국했고, 범행을 저지른 뒤 곧장 터키를 떠났다는 것이 이들의 잠정 결론이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그는 이미 서류를 받은 뒤 영사관을 떠났다”면서 “살해 등 근거 없고, 터무니없는 의혹이 유포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터키 조사팀이 사우디 영사관을 수색하겠다면 이를 허용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그는 또 “우리는 숨길 것이 없다. 터키 조사팀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사우디 영사관은 영사관 내부를 6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양국 정부 모두 결정적인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사관에 폐쇄회로(CC)TV가 있지 않나. 그가 스스로 떠났다면 이를 증명할 영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영사관에 CCTV는 있지만 촬영이 되지 않아 카쇽기의 출입이 찍힌 영상은 없다고 주장한다.

사우디 일간 알와탄 편집국장 출신인 카쇽기는 반(反)정부 기사 및 칼럼을 써 왔다. 사우디가 주도한 예멘 공습이 낳은 민간인 피해, 살만 왕세자가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왕족과 주요 기업인, 고위 관료 등 수백 명을 체포한 일명 ‘피의 숙청 사건’, 언론 탄압 등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왔다.

터키는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의 정치 망명자들이 가장 많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라다.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종파 수니파가 다수인 국가이지만 반대 세력에도 안전한 피난처 역할을 자청하며 중동 내에서 영향력을 키워 왔다. 터키 정부로서는 카쇽기 실종사건을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는 의미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으로 가뜩이나 사이가 나쁜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사우디 출신 언론인 실종#진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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