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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환태평양 ‘불의 고리’ 최근 움직임 활발… 9월 4곳서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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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환태평양 ‘불의 고리’ 최근 움직임 활발… 9월 4곳서 지진

이설 기자 입력 2018-10-06 03:00수정 2018-10-0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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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팔루 지진, ‘대지진 50년 주기설’ 전조인가 “뒤집힌 자동차, 거대한 쓰레기 더미로 변한 해안, 울부짖는 아이들…. 중장비가 부족해 시체들이 잔해 속에서 썩어가고 있다. 우유 음료수 사탕 따위를 찾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파고들었다.”

지난달 28일 규모 7.5의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이 덮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참상이 태평양을 둘러싼 ‘불의 고리’(환태평양 조산대)에 대한 공포와 경각심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 나무 판잣집이 해안을 수놓던 소박한 섬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비명 울음 시체 썩는 냄새가 뒤섞인 섬은 비현실적으로 비극적이라고 외신들은 전한다.

5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에 따르면 지진으로 1588명이 숨졌다. 연락이 끊긴 동갈라 지역에도 사망자가 많아 희생자는 수천 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여진과 화산 폭발도 이어지고 있다. 3일 술라웨시섬에서 400km 정도 떨어진 소푸탄 화산이 분화했고 술라웨시섬 남쪽으로 약 1600km 떨어진 숨바섬에서는 규모 5.9와 6.0의 지진이 15분 간격으로 발생했다.

○ 불의 고리와 ‘대지진 50년 주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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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의 뉴질랜드, 동남아시아, 일본, 북아메리카 서부,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으로 이어지는 큰 고리 모양의 지역.’

인도네시아는 이 ‘불의 고리’에 위치한다. 불의 고리란 환태평양 조산대 판을 이은 고리 모양의 봉긋 솟아오른 지역. 이곳에서 세계 지진의 90%가 일어나고 세계의 활화산과 휴화산 75%가 여기에 모여 있다. 지난달에만 6일 대만(규모 6.4), 12일 괌(규모 6.0), 16일 멕시코 남부(규모 7.5), 17일 일본 미야기현 인근 해상(규모 4.5)에서 지진이 이어졌다. 불의 고리에 위치한 국가 중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캐나다 미국 멕시코 뉴질랜드 등에서 특히 지진이 잦은 편이다.

최근 강진이 이어지자 불의 고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지진 50년 주기설’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지질학계에서 나오는 대지진 50년 주기설은 10년간 빈번하던 규모 8.5 이상의 강진이 한동안 잦아들었다가 50여 년이 흐른 뒤 다시 시작된다는 주장이다.

1950, 60년대에 불의 고리 지역에서 대지진이 빈발했다. 1960년 칠레(규모 9.5), 1964년 미국 알래스카(규모 9.2) 등 규모 8.5 이상 지진이 발생하다가 한동안 잠잠했다. 이후 40년을 건너뛰어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섬 서부 해안에서 규모 9.1 지진이 일어났다. 1900년 이후 발생한 세계 지진 중 4번째로 큰 규모로 당시에도 대지진 50년 주기설에 불을 붙였다.

손문 부산대 지질학과 교수는 “불의 고리는 조금씩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며 “불의 고리는 인간의 시간 개념으로는 변화가 없지만 지질학적 시간을 기준으로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간 응축된 에너지의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불의 고리에 있는 땅의 지각판 모양이 변하는 등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이후 또 다른 강진이 불의 고리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화산인 미국 와이오밍주 옐로스톤 화산과 일본 오사카부 난카이 트로프 지역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옐로스톤 화산은 210만 년 전, 130만 년 전, 63만 년 전에 대폭발이 있었다. 난카이는 1946년 대지진 이후 조용하던 지각판이 최근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예측 불가의 팔루 쓰나미

“인도네시아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의 위력은 예상 밖이다.”

팔루 지진 이후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생한 쓰나미가 기존에 알려진 쓰나미의 생성 조건과는 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는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한 약 30분 뒤 6m 높이의 쓰나미가 덮쳤다. 손 교수는 쓰나미가 발생하는 것은 3가지 조건이 갖춰졌을 때라고 설명한다. △지진 규모가 진도 6 이상이어야 하고 △수심 1000m 이상 해저에서 지진이 시작돼야 하며 △땅이 수직으로 단층 운동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번 팔루 지진은 첫 번째 조건만 충족했는데도 큰 쓰나미가 일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주향 이동단층)에서 발생했다. 게다가 진앙도 내륙에 위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한 쓰나미를 동반하기 힘든 상황이다.

홍 교수는 “단층운동이 아닌 다른 운동으로 인해 쓰나미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하나의 가설이지만 지진으로 해저 사면에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바닷물이 출렁거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 분석관은 “일반적으로 쓰나미는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발생하지만 이번 인도네시아 쓰나미는 진앙이 내륙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층 길이가 길어 단층의 끝부분이 해양에 위치해 쓰나미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영국 브루넬대의 연구를 인용해 “쓰나미의 원인이 해저 산사태 때문이라고 해도 파도가 1m밖에 높아지지 않는다”며 “6m에 이르는 쓰나미의 높이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 한반도도 쓰나미 안전지대 아니다

한반도는 불의 고리가 지나가는 판의 경계에서 떨어져 있는 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간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 분석관은 “판 경계에서 발생하는 판과 판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한 에너지는 판 내부로도 전달된다”며 “전달된 에너지가 축적되어 (한반도) 지진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쓰나미는 어떨까. 2016년 경주지진, 2017년 포항지진, 올해 2월 포항지진 등 한반도에도 지진이 잇따르고 있지만 쓰나미로부터는 비교적 안전지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인도네시아 지진이 한반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한다. 한반도가 쓰나미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단층은 ‘주향(走向)이동단층’이 대부분이어서 앞으로 지진이 발생하면 팔루처럼 쓰나미를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에는 쓰나미로 추정되는 정황이 여러 차례 기록됐다”며 “동해안 쓰나미를 일으키는 일본판 대부분이 주향이동단층이어서 인도네시아 사례처럼 특수한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동해안은 과거 쓰나미를 여러 차례 겪었다. 1741년 강원 평해, 1940년 나진·묵호, 1983년 동해안 일원에서 쓰나미가 있었다. 강원 묵호항은 1983년과 1993년 일본 근해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쓰나미가 덮쳐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지진#불의 고리#환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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