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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실업률 9% 넘는데… IT-숙박업계는 사람 못 구해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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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실업률 9% 넘는데… IT-숙박업계는 사람 못 구해 아우성

동정민 특파원 입력 2018-10-03 03:00수정 2018-10-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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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발목잡는 일자리 ‘미스매치’
청년들 힘들고 불규칙한 일 꺼려… 종업원 못구한 식당들 폐업 속출
푸조 공장은 숙련공 구하기 안간힘
“기업 일자리 80만개 비어있는데 무려 370만명이 실업자 신세”
프랑스 남부 카스텔노다리 지역의 ‘오베르종의 식탁’이라는 호텔 식당은 8월 “9월부터 영업을 중단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손님이 없어서가 아니라 종업원이 없어서였다. 최소 14명의 종업원이 필요하지만 7명밖에 구할 수가 없었다.

식당 소유자인 제롬 마르트레스는 “그동안 지옥을 경험했다. 이렇게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종업원을 못 구해 식당을 폐쇄한다는) 글을 올렸더니 주변의 다른 식당 주인들로부터 ‘나도 당신과 똑같은 상황’이라는 연락이 많이 왔다”고 말했다.

기업은 적합한 종업원을, 구직자는 마음에 드는 회사를 찾지 못해 헤매는 이른바 ‘미스매치’가 프랑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


1일 발표된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 국가들의 8월 평균 실업률은 8.1%. 2008년 이후 최저치다. 그러나 프랑스 실업률은 9.3%로 오히려 상승세다. 지난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유럽의 전반적인 경기 회복과 친기업 행보로 실업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9%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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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경제자문기구 의장 필리프 마르탱은 “실업자가 370만 명인데, 프랑스 회사에는 80만 개 일자리가 비어 있다. 큰 미스매치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원인을 진단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엘리제궁에서 정원사 일을 구하는 25세 청년에게 “(구인난에 시달리는) 호텔이나 카페, 식당에서는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의 답답함이 반영된 발언이다.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실업률을 7%로 낮추겠다는 공약이 미스매치의 벽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프랑스 여론은 “실업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며 호된 비판을 가했다.

프랑스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숙박과 배달 업종은 28만6642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 이 중 10만 개는 즉시 고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이 힘들고 근무시간이 불규칙하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이 찾지 않아 늘 사람이 부족하다. 급기야 호텔 요식업체는 8월 난민들을 쉽게 고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낮춰달라는 요구를 하고 나섰다.

정보기술(IT)과 기계, 건설업종에서는 기업들이 숙련공들을 구하지 못해 난리다.

프랑스 북부 발랑시엔에 있는 자동차 회사 푸조의 기어박스 제조공장에는 복잡한 전기 회로와 가스, 열 시스템을 생산할 수 있는 숙련공이 늘 부족하다. 이 때문에 해외 공장에서 폴란드인 8명과 오스트리아인 10명을 긴급히 ‘모셔’왔지만 최근 근처 도요타 공장에서 숙련공을 대거 고용하면서 또 빠져나갔다. 숙련공 부족의 악순환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파트리크 아르튀스는 “회사의 수요와 숙련공의 부족에서 나오는 미스매치는 매우 심각하고 구조적인 문제다. 이는 경제 성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5년 동안 직업 교육에 150억 유로(약 19조 원)를 쏟아부어 숙련공들을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프랑스 국민인식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파리에서 자전거 배달을 하며 1만 유로(약 1290만 원)를 모았다는 케빈 드레데크(28)는 “높은 월급만 중시하는 사람들은 이런 일(배달)을 노예나 하는 일이라며 이해를 못 한다. 안정적 직종에만 환상을 가지면 인생은 꽉 막혀버린다”고 말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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