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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세 곡으로 기억되는 작곡가 브루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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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세 곡으로 기억되는 작곡가 브루흐

유윤종 전문기자 입력 2018-10-02 03:00수정 2018-10-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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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작품으로 사랑받는 예술가가 있는가 하면, 단 한 작품으로 기억되는 예술가도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독일 작곡가 막스 브루흐(1838∼1920·사진)는 특이합니다. 그의 긴 작품 목록에서 유독 세 곡만이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세 곡 모두 현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입니다.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단조,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스코틀랜드 환상곡’,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콜 니드라이’입니다.

밤공기가 서늘해진 이맘때부터 겨울이 본격적으로 닥치기 전까지가 이 세 작품을 듣기 좋은 계절입니다. 이 곡들을 들으면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브루흐의 이 곡들을 듣고 있으면 ‘호반’ ‘백마의 기사’ 같은 독일 작가 테오도어 슈토름(1817∼1888)의 소설들이 떠오릅니다.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 출신인 슈토름의 소설들은 북해의 바람 같은 쌀쌀한 분위기가 특징이죠. 브루흐도 북독일 출신이 아닐까 상상해 보기도 했지만, 상상과 달리 중부 독일의 쾰른 출신이었습니다.

한 곡도 생전에 인정을 받지 못한 작곡가도 많으니 세 곡 정도면 행복하다 할 수 있겠지만, 브루흐 자신은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그에게는 ‘1번’ 말고도 바이올린 협주곡이 두 곡 더 있었습니다. 특히 1번보다 12년 뒤 쓴 바이올린 협주곡 2번 D단조가 1번보다 낫다며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연주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결국 1번의 인기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제게 느낌을 물어본다면, 글쎄요…. 1번의 경우 세 개 악장 전체가 깔끔한 구조와 흘러넘치는 서정을 갖고 있는 반면, 2번은 역시 1번만큼의 ‘한 방’이 없는 느낌입니다.

12월 6,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세계적인 음반사 DG(도이체 그라모폰) 창립 12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열립니다.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협연으로 6일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7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아네조피 무터가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등을 연주합니다. 점차 바람이 차가워지는 이 가을 내내 이 자리를 기다려도 즐겁겠다 싶습니다. 오늘(2일)은 브루흐가 타계한 지 98년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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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 전문기자 gustav@donga.com
#브루흐#스코틀랜드 환상곡#콜 니드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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