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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없는 체험 동물원, 안전까지 풀어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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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없는 체험 동물원, 안전까지 풀어놨나

김은지기자 입력 2018-10-02 03:00수정 2018-10-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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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마 사살’ 계기로 본 실내동물원 실태
지난달 30일 경기도의 한 실내동물원. 아이가 사막여우 우리에 설치된 낮은 울타리를 붙잡은 채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아이들이 오는 곳에 야생동물들을 울타리도 없이 풀어두다니… 아찔하네요.”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의 A실내동물원. 전시된 동물은 100종이 넘고 주말이면 1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는다. 이곳에는 빈투롱(고양잇과 동물) 카피바라(설치류) 등 대형견 크기의 동물을 비롯해 카멜레온 왈라비 고슴도치 등의 야생동물들이 관람객과 채 1m도 안 되는 거리에 울타리조차 없이 전시돼 있었다. 관람객들이 동물을 만지고 쓰다듬었지만 제재하는 직원은 없었다. 서울의 B실내동물원에서는 손도 씻지 않고 긴코너구리 먹이주기 체험에 나선 관람객에게 ‘등을 쓰다듬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두 실내동물원을 둘러본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장병진 씨(32)는 “빈투롱 같은 동물이 시민을 공격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작은 동물에게 물려도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장 씨는 A동물원에서 관람객과 30cm 거리에 있던 카멜레온을 가리키며 “영아들은 파충류를 만지기만 해도 살모넬라균(식중독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전에서 우리를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사살된 뒤 동물원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실내동물원의 관리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실내동물원은 총 32곳. 대부분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야생동물 먹이주기, 만지기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 그러나 아이들이 많이 찾는 곳임에도 안전장치가 미흡해 사고의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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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동물원 관계자들은 “울타리 없이 노출된 동물은 순한 동물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 씨는 “온순한 동물이라고 해도 위협을 느끼면 갑자기 공격성을 띨 수 있다”며 “사람이 자신을 만지는 것 자체가 동물들에게 큰 위협이자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찾은 동물원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아 정형행동(우리를 빙빙 도는 등 이유 없이 반복하는 행동)을 하는 동물들이 발견됐다.

실제로 안전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5월 말 경기도에 사는 김모 씨(29·여)는 19개월 된 두 살배기 딸과 함께 C실내동물원을 찾았다. 김 씨의 딸은 먹이를 주려고 우리에 뚫어 놓은 구멍에 손을 넣었다가 토끼에게 물려 왼손 검지를 열 바늘 넘게 꿰맸다. 해당 동물원 관계자는 “토끼는 반려동물로도 키울 만큼 순한 종이고 구멍의 크기가 작아 사고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실내동물원에서 동물들에게 물리거나 할퀴었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영국 호주 등 동물원이 허가제로 운영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동물원은 등록제로 운영돼 일정 시설과 인력 기준만 갖추면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사육시설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시설 규제도 받지 않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동물원#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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