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흔 넘은 택시기사도 237명, 마음 졸이는 승객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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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택시기사 약 27만 명 가운데 65세 이상이 7만2800명으로 27%였다. 70대가 2만6151명이었고 80대 533명, 90세 이상도 237명이나 됐다. 택시기사 고령화가 승객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를 자아낸다.

현재 택시기사의 연령 제한은 없다. 만 20세 이상으로 1, 2종 보통면허 이상을 소지하면 도로교통법 등의 일정 조건에 어긋나지 않는 한 자격시험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전체 교통사고는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65세 이상 운전자 교통사고는 늘어난다는 데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택시기사 교통사고 건수도 해마다 증가 추세다. 몇 년 전 70대와 80대 택시기사가 각각 특급 호텔에 주차된 고급 차량과 회전문을 들이받아 수억 원대의 재산피해를 낸 적도 있다.

고령 운전자는 반응속도가 늦어지고, 졸음운전 같은 사고 유발 변수에 취약하다. 그럼에도 이들이 운전에 적합한지 관리하는 시스템은 사실상 없다. 올해부터 75세 이상 운전자는 5년마다 받던 면허 적성검사를 3년마다 받도록 한 것이 전부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일정 연령 이상의 택시기사는 주기적으로 의료 검사를 통해 적합 판정을 받지 못하면 운전을 못하도록 한다. 독일도 60세 이상 택시기사는 심리의학검사를 받아 건강을 입증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당초 올해부터 65세 이상 택시기사는 버스나 화물차 운전사처럼 7개 항목의 운전자격 유지검사를 받도록 하려 했지만 개인택시업계 등이 반발해 건강검진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노인도 산업현장에서 뛰는 것이 세계적 추세지만, 안전에 관한 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택시#고령 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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