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동진]북한에 대해 말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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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진 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
임동진 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
한 탈북 외교관의 자서전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북한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서전에는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북한 사회, 통치자의 국가운영 방식, 통일 및 외교전략 등이 적나라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북한과 실제 북한은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북한은 정말 어떤 사회인가. 우선 북한 사회와 주민은 각각 봉건사회와 노예로 설명되고 있다. 세계 어느 민주국가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에도 없는 3대 독재 세습체제와 주민을 핵심계층-동요계층-적대계층으로 계층화한 봉건적 신분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계층이 아닌 주민은 신분상승이 불가능한 반면에, 핵심계층에만 속하면 능력이 모자라도 자동적인 신분상승이 된다.

북한 사회는 철저히 폐쇄적이고 통제된 사회로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감옥이다. 북한에는 검열이 일상화되어 별의별 검열로 주민들의 사상과 행동을 통제하고 있다. 언론, 출판, 결사는 말할 것도 없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거주이주, 직업선택의 자유도 없다. 외교관의 경우에도 출국하면 자녀 한 명은 반드시 북한에 남겨두어야 한다. 탈북을 우려한 현대판 인질인 셈이다.

일부 주민들이 남한 등 외부정보 접촉을 검열을 피해서 엄밀히 하고 있으나 적발이 되면 목숨 보전이 어렵다. 인터넷 접근은 고위층에게도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 비서관 격인 서기실 예술담당보좌관도 영국에 출장 나와 인터넷을 처음 접했다고 하니 북한 주민들이야 오죽 하겠는가.

게다가 북한은 법과 제도가 통치자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 광범위한 연좌제와 공포통치로 운영된다. 김정은 고모부인 장성택에 대한 분노는 그의 가족과 친인척은 물론 직간접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숙청으로 이어졌다. 약 1만 명이 처형됐다. 심지어 문서를 수발하는 어린 직원들도 예외가 없었다.

고위급 인사들은 주민들이 보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일반 소총이 아닌 비행기를 공격할 때 사용하는 고사기관총으로 공개 처형된다. 대규모 사업이나 국가적인 기념사업을 시작하면서는 꼭 한두 명씩 처형되고, 통치자의 현지지도 중에도 기분이 나쁘면 바로 즉결 총살이 행해지고 있다.

북한 권력이 원하는 통일은 독재 세습적 적화통일이다. 김대중 정권 출범 이후 북한은 주사파나 반체제 세력이 민중봉기를 일으키는 친북정권을 수립하는 방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민족끼리’나 ‘연방제 통일방안’ 같은 위장평화 공세만 펼친다. 북한 독재정권이 영원히 생존하기 위해서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통해 우리 국민을 포함한 한국 자체를 쓸어버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결국 적화통일과 모든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와 감시는 한 사람의 종신적 독재 권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북한의 절대 권력은 3대째 이어 온 우상화, 외부정보 유입 차단, 이동통제, 세뇌교육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북한 독재 권력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개방과 외부 정보 유입이다.

서독은 동독에 대한 지원을 할 때 동독 주민들의 기본권 강화와 연계시켜 순차적인 개방으로 이끌어 통일을 달성했다. 독일 사례에서 보듯이 북한과의 교류와 지원의 방향은 북한 사회의 개방과 외부정보 유입 그리고 주민들의 권리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평화통일이고 동시에 자유민주적 통일이기 때문이다.
 
임동진 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
#북한#공포통치#독재 세습적 적화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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