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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분양 물량 어쩌나”… 애타는 2기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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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분양 물량 어쩌나”… 애타는 2기 신도시

박재명 기자 , 황재성 기자 입력 2018-09-29 03:00수정 2018-09-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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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수도권 ‘3기 신도시’ 공식화 그뒤
3기 신도시에 떠는 2기 신도시

《정부가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에 수도권 외곽 지역주민들이 떨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지들은 대부분 지하철역 주변이거나 대규모 개발계획이 세워진 곳들. 따라서 서울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고 교통망 등 생활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들로선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2기 신도시 주민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는데….》

정부가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공식화하자 김포 한강, 파주 운정, 평택 고덕국제화 등 그동안 다른 2기 신도시에 비해 ‘입지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훼손으로 인한 난개발과 무리한 분양가 규제에 따른 ‘로또 분양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서울 지역 재건축·재개발의 대대적인 허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2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는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이 여러 건 올랐다. 자신을 파주 운정 주민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자는 “서울 접근성이 더 좋은 3기 신도시가 만들어진다면 이미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2기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을 사람은 아예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는 1300명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400여 명이 찬성한 다른 국민청원에도 “2기 신도시의 교통 인프라만 잘 구축해도 서울 집값이 잡힐 것”이라며 “정부가 우선 벌여놓은 신도시 사업부터 마무리하고 새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화들짝 놀란 2기 신도시

2기 신도시는 총 12곳(수도권 10곳)에 신도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확정됐다. 사업 기간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23년까지로 아직 분양할 물량이 남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2기 신도시에서 올해 안에 신규 분양될 물량은 2만여 채 정도. 여기에 내년 이후 분양 물량 등을 더하면 20만여 채가 대기 상태다.

정부가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보다 서울과 더 가까운 곳에 3기 신도시 4, 5곳을 조성해 아파트 20만 채가량을 공급한다면 당장 하반기(7∼12월) 분양부터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하남 과천 광명 등은 대부분 지하철역이 들어서 있거나 대규모 개발계획이 세워진 곳들. 반면 일부 2기 신도시 지역은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정부는 또 3기 신도시 물량을 포함해 30만 채를 2021∼2025년 공급할 계획이다. 따라서 정부안대로라면 2기 신도시 내에 들어설 아파트의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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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운정신도시가 포함된 파주지역 집값은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기준 9월 4주까지 17주 연속 하락했다. 올 초 대비 아파트 가격도 2% 떨어졌다. 김포(―0.15%), 평택(―5.80%) 등 다른 2기 신도시 지역도 비슷한 가격 하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 그린벨트 난개발 우려도


정부는 3기 신도시 20만 채를 포함해 30만 채를 공급하면서 이 중 35%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3기 신도시에 충분한 임대주택을 짓기 어렵고 무리한 분양가 규제 시 ‘로또 분양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정부는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기 신도시에선 전체 주택의 13%만 임대주택으로 건설했다. 나머지는 일반분양 물량이었다. 특히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경우 임대주택 비율이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2기 신도시에선 임대주택 물량을 40% 수준으로 대폭 늘리고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을 건설했다. 이런 방식은 서울에서 먼 곳에 위치해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3기 신도시는 분당보다 서울에 가까운 만큼 땅값이 건설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도권 그린벨트 훼손에 따른 반발도 불가피하다. 정부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 지역에서 330만 m²(약 100만 평) 이상 규모의 택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인천(2만 채)과 경기(18만 채)에서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은 대부분 그린벨트 지역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일산신도시(15.8km²)보다 조금 더 큰 16.5km²가 그린벨트에서 풀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장인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그린벨트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개발 계획은 전무했다”며 “정부가 현 방식대로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면 난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한결같이 서울 도심 재건축·재개발을 대폭 허용할 것을 주문했다. 허재완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서울 집값 상승은 수요 급증에서 비롯됐고, 이런 수요는 서울 이외 지역에 주택을 공급한다고 해결될 수 없다”며 “서울 지역 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황재성 기자
#신도시#미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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