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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최재혁 “외트뵈시는 정확, 핀처는 유머러스, 래틀은 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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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최재혁 “외트뵈시는 정확, 핀처는 유머러스, 래틀은 푸근”

이설 기자 입력 2018-09-27 03:00수정 2018-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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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이 참여하는 스위스 ‘그루펜’ 공연서 지휘 함께한 작곡가 최재혁
최재혁은 “카라얀 같은 지휘자, 베토벤 같은 작곡가가 되고 싶다”며 “내 안에 어떤 가능성의 씨앗이 있는지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혁 씨 제공
“잘 해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압박감에 3일 내내 잠을 설쳤어요. 리허설을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마냥 어렵던 사이먼 래틀도 조금은 편해졌죠.”

최근 전화로 만난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24)의 목소리에선 도전 과제를 무사히 마친 안도감이 느껴졌다. 그는 9일(현지 시간) 스위스 루체른 콘서트홀 KKL에서 열린 슈토크하우젠의 ‘그루펜’ 공연에서 거장 지휘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지휘자 3명이 한 무대에서 3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형식의 대곡으로, 사이먼 래틀 영국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과 영국 대표 작곡가 덩컨 워드와 함께했다.

“당초에는 보조 지휘자로 그루펜 공연 무대 아래에 머물 예정이었어요. 한데 공연 사흘 전 마티아스 핀처(독일 작곡가 겸 지휘자)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게 됐으니 대신 지휘를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았죠.”

9일 스위스 루체른 콘서트홀 KKL에서 영국 지휘자 덩컨 워드(왼쪽),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사이먼 래틀(오른쪽)과 함께한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이들은 지휘자 3명이 동시에 3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독일 작곡가 슈토크하우젠의 ‘그루펜’을 선보였다. 최재혁 씨 제공
뜻밖의 제안에 심장이 무섭게 뛰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루체른 콘서트홀 KKL에서 쿠르다그의 ‘석판’, 치머만의 두 대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대화’를 지휘했지만 ‘클래식 음악계의 황제’로 불리는 래틀과 한 무대에 서는 건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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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틀은 동작을 크게 하고 숨을 자주 쉬라고 강조했어요. 그의 말대로 기본을 실천해보니 놀랍게도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눈에 띄게 좋아지더라고요.”

그는 몇 차례 낙방 끝에 올해 루체른 페스티벌 아카데미 보조 지휘자 오디션에 붙었다. 합격자 3명은 페스티벌 기간에 세계적인 지휘자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올해는 래틀, 현대 음악 거장 외트뵈시 페테르 , 마티아스 핀처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 음악감독 등이 참여했다. 핀처는 재학 중인 줄리아드음악원 스승이고, 외트뵈시는 5년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마스터클래스에서 인연을 맺었다. 래틀과의 만남은 처음이다.

“외트뵈시는 악보를 완벽히 재현해요. 정확하고 군더더기가 없죠. 핀처는 주로 프랑스곡을 예로 들며 단원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요. 래틀은 분위기를 편안하게 이끌어가는데, 툭툭 던지는 한마디로도 존재감이 대단했어요.”

6세 때 바이올린을 배우며 음악을 시작한 최재혁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 월넛힐 예술학교와 뉴잉글랜드 컨서버토리 예비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현재 줄리아드음악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지난해 11월 제72회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우환 작가의 작품 같은 시각예술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다는 그는 “작곡과 지휘 모두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작곡과 지휘를 공부하며 클래식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요. 무작정 대중적으로 다가가기보다 클래식의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또 어렵지만 왜 가치가 있는지 많은 이들과 진지하게 토론해보고 싶습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최재혁#슈토크하우젠#그루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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