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면 실명 위험 포도막염, 생물학적제제로 치료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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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 질환 치료 릴레이 기고]
“스테로이드 치료 부작용 많아
생물학적제제 보험 급여 인정, 환자부담 줄고 치료효과 기대”

10년째 안과를 다니고 있는 김모 씨(27·여)는 처음에 양쪽 눈이 충혈되고 눈앞에 먼지나 벌레 같은 것이 떠다니는 듯 보이는 비문증(飛蚊症)으로 내원했다. 피곤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했는데, 진단해보니 그녀의 증상은 입안의 궤양을 동반한 베체트병(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포도막염이 원인이었다.

포도막은 눈을 둘러싼 두 개의 막인 망막(안쪽)과 공막(겉쪽)의 중간에 있는 막이다. 이 막에 염증이 생기면 염증이 발생한 위치나 심한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흔한 증상은 통증과 충혈, 시력 저하 등이다. 포도막염은 증상이 진행될수록 시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백내장이나 녹내장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진다.

미국에서 실명하는 환자의 10∼15%는 포도막염이 원인이다. 포도막염은 재발하기 쉽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치료는 감염성 포도막염인 경우 적절한 항생제 혹은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고, 비감염성 포도막염인 경우 염증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사용 시 백내장, 녹내장 등 안구 합병증은 물론이고 부종, 당뇨병, 고혈압 등 전신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병의 진행을 보면서 용량을 줄이거나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하면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사용한다. 특히 최근엔 생물학적제제 중 포도막염 발병 기전에 관여하는 물질을 차단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약제(항TNF-알파)가 처음으로 보험급여 인정을 받았다. 환자의 부담을 줄이면서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씨는 장기간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면서 얼굴이 붓고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골절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포기해야 했다. 다행히 생물학적제제를 투여하면서부터 질환이 조절돼 현재 업무에 무사히 복귀했다.

포도막염은 영구적인 시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심각한 안과 질환임에도 아직까지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또 증상이 워낙 다양해 대개 ‘피곤해서 그렇겠지’ ‘일시적인 염증이겠지’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고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 안타깝다. 평소 눈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상이 느껴지면 미루지 말고 안과 검진을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사공민 영남대병원 안과 교수
#자가면역 질환#포도막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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