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4일 韓美정상회담서 南北회담 진짜 성적표 나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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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등 후속조치 이행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상응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20일 “비핵화 없이 어떤 것도 일어날 수 없다. 비핵화가 가장 먼저”라고 강조했다. 평양선언 발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 발언을 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이행 조치 없이는 종전선언에 응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의 이런 입장 표명은 북-미회담 재개를 앞두고 기싸움 성격도 있겠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실질적인 진전 없이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방침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지금까지 김정은이 한 약속들은 핵동결일 뿐 이미 보유한 핵탄두와 핵물질, 핵기술의 폐기는 아무것도 진전된 게 없다고 보고 있다. 핵 리스트 신고서 제출을 그토록 중시하는 것도 그게 북한의 의도가 핵폐기인지, 핵동결인지를 구분지을 1차 관문이기 때문이다.

평양선언의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이렇듯 평행선을 달리는 북-미 간 입장 차가 냉엄한 현실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4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 간극을 뛰어넘는 해법이 나와야 한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진짜 성적표가 이날 한미회담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논의한 내용 중에 합의문에 담지 않은 게 있다고 했고 미 국무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런 내용들을 주춧돌 삼아 트럼프 대통령과 창조적 해법을 구축해야 한다. 핵 리스트 및 핵폐기 로드맵 제출 약속을 영변 폐기와 패키지로 묶어 종전선언과 맞바꾸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남북 정상회담#북한 비핵화#평양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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