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이 10번은 더 대통령 당선시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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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63주년 기념식 뒤 간담회

‘63번째 생일’ 손 모은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창당 63년 기념식이 17일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왼쪽에서 일곱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이 대표는 “(민주당이) 앞으로 대통령을 열 번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63번째 생일’ 손 모은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창당 63년 기념식이 17일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왼쪽에서 일곱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이 대표는 “(민주당이) 앞으로 대통령을 열 번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앞으로 열 번은 더 대통령을 당선시켜야 하지 않겠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창당 63주년 기념식에서 정권 재창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1955년 어려운 시절 민주당을 창당해 여기까지 63년간 달려왔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며 “민주당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켜온 아주 큰 기둥이었다고, 어찌 보면 유일한 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고 했다. 민주당은 원래 18일이 창당 기념일이지만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고려해 하루 앞당겨 기념식을 열었다.

당 대표 경선 때부터 ‘20년 집권론’을 내세운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30년 더 늘려 50년 집권론을 꺼내 들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야당을 협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안하무인, 일당독재식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관계자는 “63주년 기념식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하려고 ‘100년 가는 탄탄한 정당을 만들자’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념식이 끝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특유의 자신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미리 주제나 질문 순서 등을 정하지 않았지만 온갖 주제에 대해서도 막힘이 없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이 대표는 “남북 상호 신뢰가 어느 정도 쌓였으니 비핵화 논의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핵실험장과 핵무기 자진 폐기 또는 리스트 제시 등의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관심사다. 당장 자세히 알 순 없지만 종전선언과 함께 논의가 어느 정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경협 대화를 먼저 진행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북한도) ‘고난의 행군’ 때처럼 ‘퍼주기’가 아니라 상생할 수 있는 교류협력을 원하는 것이다. 퍼오기”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또 기업인들의 방북 동행 논란에 대해서도 “현재는 투자가 이뤄진 게 아니고 방북해서 대화를 모색하는 단계다. 규제(대북제재)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남북 국회회담에 대해서는 “북한 최고인민회의와 우리 국회는 성격이 다르다. 대등한 회담은 어렵다”면서도 “북한 의장 등과 만나 국회회담을 할 수 있을지 의사를 타진해 문희상 국회의장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9·13부동산대책’에 이어 발표될 예정인 정부의 부동산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신규 아파트가) 속칭 ‘로또’가 되지 않도록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대해서는 “이번 정책의 초점은 극소수 2만 가구 정도의 사람들이 투기하는 것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세금을 더 걷는 게 목적이 아니다. 종부세로 걷히는 돈도 5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날 일련의 언급을 접한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분간 이 대표의 그립(장악력)이 더 세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도 “세가 당 쪽으로 치우칠 경우 청와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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