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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소방관은 나의 것” PTSD 이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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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소방관은 나의 것” PTSD 이긴 도전

최지선 기자 입력 2018-09-12 03:00수정 2018-09-1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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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세계소방관대회 출전 신동국씨
근무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얻어… 한때 불면증 시달리며 술에 의존
“운동으로 극복” 격투기선수 병행… 이제는 ‘세계 소방관 챔피언’ 꿈꿔
충북 충주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소방관경기대회 중 최강소방관경기 종목에 출전하는 신동국 소방장. 최강소방관 챔피언 벨트를 들고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 신동국 소방장 제공
“세계 1등을 돈이랑 비교할 수 있겠어요?”

‘격투기 우승 상금과 세계최강소방관 챔피언 벨트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뭘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충북소방본부 신동국 소방장(37)의 답변이다.

소방관들의 올림픽인 제13회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10일부터 일주일간 충북 충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63개국 6600명의 소방관이 축구·야구·수중인명구조 등 75개 종목에서 겨룬다. 전 세계 소방관들이 우정을 나누고, 인명을 구한다는 자부심으로 하나 되는 자리다. 1990년 4월 뉴질랜드에서 처음 개최됐다.

신 소방장은 15일 열리는 이 대회의 꽃 ‘최강소방관경기’에 출전한다. 유력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경기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소방관을 가리는 종목으로 ‘극한의 4코스’를 가장 빨리 완수한 소방관에게 챔피언 벨트가 주어진다. 1코스 ‘소방호스 끌기’는 길이 15m, 무게 9kg의 소방호스 8개를 소방차에 연결하고 호스를 펼쳤다 접어야 한다. 2코스 ‘장애물 코스’에서는 25kg짜리 물통 2개를 들고 터널을 통과한 뒤 70kg의 마네킹을 어깨에 메고 달린다. 40kg이 넘는 사다리를 직접 설치한 뒤 타워를 오르는 3코스, 아파트 10층 높이 계단을 걸어서 오르는 4코스를 마치면 완주다. 신 소방장은 “총 5분 안에 끝내야 우승권이다. 소방관들의 철인경기”라고 설명했다.

신 소방장은 사실 ‘소방관 파이터’로 유명하다. 지난해 4월부터 프로격투기 ‘로드FC’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격투기를 시작한 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으면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끔찍한 외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나 시신을 보다 보니 특전사로 이라크 파병까지 갔다 온 신 소방장도 정신적으로 버티기 어려웠다. 극심한 불면증으로 술에 의존하는 날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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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소방장은 “이렇게 살다가는 국민 안전은커녕 내 몸도 못 지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에 격투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대회 성적이 좋아 프로로 전향해 소방관 생활과 병행하고 있다.

최강소방관경기는 ‘파이터’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는 격투기를 제쳐두고 한 달 반 전부터 틈틈이 주 5일, 5시간씩 최강소방관경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아내 오주원 씨(35)가 코치를 자처했다. 신 소방장은 “아내가 닭백숙, 염소탕 등 보양식을 싸서 매일 연습에 동행한다. 각 코스 세팅은 물론 기록 단축 방법을 상의하는 등 코치 역할을 든든히 해주고 있다”며 웃었다.

신 소방장의 목표는 이번 경기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 소방관 요아힘 포잔츠 씨(43)를 꺾는 것.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소방관이 우리 한국 소방이라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세계소방관경기대회#소방관#신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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