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덕에 ‘국민과일’ 된 바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1인용 소포장 잇단 출시

최근 이마트가 선보인 ‘하루 하나 바나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숙성도가 덜하다. 가장 오른쪽 바나나는 노란색으로 숙성되는 시점에 먹으면 된다. 이마트 제공
최근 이마트가 선보인 ‘하루 하나 바나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숙성도가 덜하다. 가장 오른쪽 바나나는 노란색으로 숙성되는 시점에 먹으면 된다. 이마트 제공
1인 가구가 늘면서 바나나가 주목받고 있다. 다른 과일에 비해 오래 보관할 수 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앞다퉈 ‘1인용 바나나’를 출시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바나나를 수입해 오는 국가도 최근엔 에콰도르까지 확대되고 있다.

○ 하루 한 끼 식사 대용 바나나 각광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루에 한 개씩 먹을 수 있는 바나나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이마트가 출시한 ‘하루 하나 바나나’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에는 6개의 바나나가 들어 있다. 바로 먹을 수 있는 바나나부터 며칠 동안 보관했다가 먹어야 되는 바나나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녹색을 띄는 덜 익은 바나나는 시간이 지나면 노란색으로 숙성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잘 익은 바나나를 묶음으로 사면 숙성도가 같아 곧 상하는 단점을 해결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바나나 1개를 포장한 ‘돌 바나나’ 제품을 지난달 초에 선보였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매일 아침 바나나를 집까지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배송비는 별도로 받지 않는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가격도 하루에 1200원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1인 가구가 아침 대용으로 배달해 먹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미 2009년 6월부터 바나나 낱개를 팔고 있는 스타벅스에선 바나나가 효자상품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1∼6월) 스타벅스의 바나나 판매량은 70만 개를 넘어섰다. 2016년엔 100만 개 수준이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바나나가 들어간 음료도 ‘스테디셀러’로 꼽힐 만큼 꾸준히 팔리고 있다”며 “아침은 물론이고 점심식사로도 바나나를 많이 먹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지난해 사과 제치고 과일 1위

식품업계가 바나나에 주목하는 건 바나나가 한국인이 사랑하는 과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마트에선 바나나가 처음으로 과일 품목 중 판매량 1위에 올랐다. 2016년보다 매출이 9% 증가했다. 전통적으로 한국인이 선호하는 과일인 사과를 제쳤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1∼8월엔 할인행사가 많아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5%가량 매출이 줄었지만 개수로 따지면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입량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바나나 수입량은 2017년 43만7380t으로 처음 40만 t을 넘어섰다. 올해는 46만 t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 국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2012년 이전에는 한국에서 소비되는 바나나의 원산지 대부분이 필리핀이었다. 2012년 12월 태풍 ‘보파’가 필리핀을 휩쓸며 현지 바나나 농장 25%가량이 피해를 봤다. 2014년엔 이른바 ‘시들음병’이라는 질병이 돌아 바나나 가격이 더 올랐다. 이 때문에 최근엔 에콰도르 등 중남미에서 바나나를 수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에콰도르에서 바나나를 수입하는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소비자 구입가격 기준으로 필리핀 바나나 1묶음에 3000∼4000원 선인 반면 에콰도르 바나나는 2000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바나나 마케팅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바나나가 많이 팔리고 있지만 아직 미국 등 선진국 1인당 소비량의 70% 수준”이라며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사회적 흐름을 볼 때 바나나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바나나#1인 가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