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기 ‘KBO 드림팀’ 끝… 프로야구 중단 않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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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 승차 ‘병역 특례’ 비난 대책
2022년부터 유망주 위주로 구성… 야구계 “투명한 선발만이 해법”

한국이 프로를 포함한 최고의 선수들로 야구대표팀을 구성한 첫 국제대회는 1998년 태국 방콕 아시아경기다. 현역 메이저리거 박찬호(LA 다저스)를 비롯해 서재응(뉴욕 메츠), 김병현(성균관대), 이병규(LG), 박한이(동국대·이상 당시 소속팀)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포함됐다. 프로는 물론이고 아마추어 선수들도 대거 승선했다. 면면이 워낙 화려해 ‘드림팀’이란 별명도 붙었다. 한국은 이후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아경기에 프로 선수 위주의 대표팀을 출전시켜 왔다.

하지만 아시아경기 드림팀의 추억은 최근 끝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향후 아시아경기에 한해 정규리그를 중단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KBO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아시아경기 야구를 둘러싼 국민 정서를 깊게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협의를 거쳐 앞으로 한국 야구의 수준과 국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저변 확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당장 2022년 9월 중국 항저우 대회부터 아시아경기에는 KBO리그 정규 시즌을 중단하지 않는다.

선동열 감독이 이끈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하며 3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표 선수 선발 과정부터 잡음이 거셌다. “최고의 선수를 뽑겠다”는 선 감독의 공언과 달리 몇몇 선수는 병역특례를 위해 뽑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샀다. 특히 지난달 26일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실업팀 선수 위주의 대만에 1-2로 패하면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일본을 연달아 꺾고 금메달을 따냈지만 성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KBO는 2022년 항저우 대회와 2026년 나고야-아이치 대회에는 젊은 프로 유망주들과 아마추어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한다. 각 프로팀의 핵심 전력이 아니기 때문에 리그를 중단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선수 선발 시스템이어야 한다는 게 야구계의 목소리다.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만약 이번에 최고의 선수들이 나가 금메달을 땄다면 여론이 이처럼 나쁘진 않았을 것이다. 일부 선수의 병역 회피 수단으로 비친 게 패착”이라고 했다. 실제로 리그를 중단하고 프로 선수들이 출전한 2002년 부산 대회와 2014년 인천 대회 때는 박수를 보내는 팬이 많았다. 1998년 방콕,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는 모두 정규 시즌이 끝난 뒤인 11월이나 12월에 열려 리그 중단과는 관계가 없었다.

KBO는 2년 뒤 열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는 리그를 중단하고 대회에 참가할 게 유력하다. 개최국 일본이 리그를 중단하고 정예 선수들을 선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같은 논란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선 공정한 선수 선발에 최우선을 둬야 할 것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병역특례#야구#야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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