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공공기관, 국민 편 아니었다… 의원 해외출장 지원 금지하고 문책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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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공공기관장 워크숍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강원 원주시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공공기관 혁신 수혜 국민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 대통령,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강원 원주시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공공기관 혁신 수혜 국민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 대통령,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와 국회의원 해외 출장 지원 등과 관련해 “더 이상의 비리, 부패로 국민에게 좌절과 실망을 줘서는 안 되며 정부도 그 책임을 철저하게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9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취임 후 첫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주재하며 “국민이 요구하는 혁신 목표는 분명하다. 모든 공적인 지위와 권한을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하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적발된 공공기관들의 채용 및 입찰 비리를 언급하며 “몇몇 공공기관은 국민의 편이 아니었고 오히려 특권과 반칙의 온상이 되었다”면서 “공공기관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스스로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질타했다. 피감기관의 국회의원 해외 출장 지원에 대해서는 “피감기관에도 적지 않은 잘못이 있다. 출장 지원, 과도한 의전 제공 등은 피감기관 차원에서도 금지되고 문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공공기관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주문한 것은 집권 2기 국정 과제인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위해 공공기관들이 앞장서 달라는 의미다. 동시에 문 대통령은 “책임을 철저하게 묻겠다”며 과거의 잘못이 다시 재연될 경우 직접 기관장을 문책하거나 경질할 수 있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의지가 일선 공무원까지 공유되거나 관철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면서도 “과거의 오명을 씻고 스스로 자부심을 갖겠다는 의지를 전 직원이 공유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3대 경제 정책 방향에 공공기관이 혁신으로 뒷받침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혁신 방향과 관련해 “한마디로 공공성을 회복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 교통, 의료 등 국민의 삶과 밀접한 공공기관들이 경제적 이익보다는 사회 공공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일자리 문제, 소득 양극화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을 위한 공공기관의 노력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이 혁신성장의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며 “공공기관의 데이터와 시설, 장비의 공유를 통해 혁신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는 370여 명의 공공기관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의 부채가 지난해 500조 원에 이르는 가운데 방만 경영 효율화 방안에 대한 지적 없이 일자리 창출 등 공공성을 강조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기관의 정원은 2013년 27만 명에서 올 2분기(4∼6월) 현재 32만 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공공기관#채용비리#공공기관장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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