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한항공, 군용 무인정찰기 시험중 추락… 양산계획에 차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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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배치 앞두고 성능 결함… 일각 “전방 감시에 공백 우려”

대한항공이 양산 중인 사단정찰용 무인항공기(UAV)가 자체 점검 비행 도중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인 분석과 시험비행 재개에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사단정찰용 UAV 도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3일 대한항공과 방위산업업계에 따르면 15일 경기 연천군 일대에서 사전점검 비행을 하던 대한항공의 사단정찰용 UAV가 야산에 추락했다. 이륙 20분 만에 엔진 회전수(RPM) 이상으로 복귀하던 중 엔진이 멈췄다. 추락 직후 방위사업청과 육군은 UAV 시범비행을 잠정 중단하고, 사고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는 대한항공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고 원인을 분석한 뒤 비행 재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2015년 말 방사청과 사단정찰용 UAV 양산 계약을 맺었다. 방사청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약 4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UAV 10대 이상 양산한다는 계획이었다. 해당 UAV는 폭 4.2m, 길이 3.4m로 활주로 상태가 좋지 않은 장소나 야간 및 안개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착륙할 수 있다. 산악 지형이 많은 환경에서도 급강하 비행 능력을 갖췄다. 비슷한 성능의 무인기에 비해 크기가 작아 운영비 절감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정찰기 도입이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한항공은 2016년 말에 1호기를 납품해야 했지만 UAV 소프트웨어 문제 등으로 납품이 20개월 정도 지연됐다. 항공업계에서는 엔진 계통의 사고라면 사고 분석과 보완에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문제가 발생한 엔진을 제작사와 함께 면밀히 조사 중이다. 운용상의 문제를 해결해 성능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UAV 도입이 당초 계획보다 더 지연되면 전방 감시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23일 “국방부가 최전방 감시초소 일부를 철수하려는 상황에서 무인정찰기 도입에 차질이 생기면 전방 감시는 누가 하느냐.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납품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을 물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지체상금이 약 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군용 무인정찰기#시험중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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