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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자화상에는 시대의 사회사가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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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자화상에는 시대의 사회사가 비친다

김민기자 입력 2018-08-11 03:00수정 2018-08-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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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예술이 된다/제임스 홀 지음·이정연 옮김/464쪽·3만2000원·시공아트
자화상을 중심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학술적 성격이 강한 책이다. 저자가 영국 코톨드 미술학교와 케임브리지대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하고, 비평가로 활동한 것을 감안하면 그 성격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자화상에 관한 흥미 위주의 이야기보다 사료와 문헌에서 발견한 자화상에 관한 언급을 그림과 엮어 설명한다.

2014년 ‘자화상, 어떤 문화사(The Self-Portrait: A Cultural History)’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문화사’라는 부제가 상징하듯 자화상에서 보이는 예술가의 지위, 작품 의도와 그에 얽힌 사회사를 풀어 나간다. 그러나 방대한 역사를 한번에 아우르려는 나머지 기존의 미술사적 접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이를테면 르네상스가 마치 유럽 전체를 대변하는 역사처럼 서술하는 기존 미술사의 한계를 되풀이한다. 라파엘로, 미켈란젤로를 중심으로 하는 르네상스는 이탈리아의 도시국가 피렌체에서만 일어난 찻잔 속의 태풍 같은 일이었다. 북유럽이나 스페인 등 다른 지역에서는 엄연히 별개의 미술이 전개됐음에도, 피렌체 일부 화가의 자화상을 전체적인 것으로 서술한 것은 오해의 소지를 남긴다.

그러나 사료 곳곳에서 찾은 흥미로운 일화를 발견하는 재미는 있다. 이탈리아 매너리즘 화가로 알려진 파르미자니노는 21세 때 교황에게 자신의 자화상을 선물했는데, 이는 ‘플라토닉 사랑’의 연장선이라고 한다. 15세기 말 피렌체에서는 소년이 나이 든 남성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을 매력적으로 봤다는 것. 19세기 후반 독일 여성 작가 파울라 베커는 물론 20세기 작가들의 자화상까지, 아카데믹한 미술사에서 언급되는 주요 작가들을 충실히 소개하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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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예술이 된다#제임스 홀#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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