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진보에만 기대는건 야당때 전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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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권주자 인터뷰-김진표 의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김진표 의원은 9일 “(당이)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지 않고는 다음 총선에서 의석 180석을 얻지 못하고, 정권 재창출도 할 수 없다”며 당의 외연 확장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김진표 의원은 9일 “(당이)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지 않고는 다음 총선에서 의석 180석을 얻지 못하고, 정권 재창출도 할 수 없다”며 당의 외연 확장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고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경제를 살리고 2년 뒤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 지지층을 포섭하는 방향으로 정책 변화가 불가피하다.”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만난 김진표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려면 ‘경제 당 대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지난해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경제 정책 전문가다. 그는 ‘관료 출신의 보수 이미지여서 민주당 정체성과 안 맞는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중도로 (지지층을) 확장하지 않고서는 민주당이 다음 총선에서 180석을 얻을 수 없다. 의회 권력을 장악하지 못하면 정권 재창출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이해찬 의원을 겨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 의원은 민주당의 홍준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자유한국당이 가장 박수를 치며 반길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한국당이 왜 이 의원의 승리를 바란다고 보나.

“경제를 살리지 않고는 총선을 이길 재간이 없다. 당권 주자 중에 경제를 가장 잘 아는 내가 당 대표가 돼야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한국당은 당연히 나를 가장 경계한다. 반면 이 의원은 독선적이고 강한 스타일이다. 총선에서 이기려면 당내 소통 능력과 확장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 30%의 전통적 지지층에만 기대는 것은 야당 시절의 전략이다.”

―당 대표가 되면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정치는 바꿨지만 경제는 제대로 못 바꿨다.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가야 하는데, 재벌과 대기업에 의존하는 전략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한 문재인 정부는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강력하게 경제 정책을 추진할 힘이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어떤 일이 가능하겠나.

“나를 지지하는 의원들과 어제 조찬모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올 6월 청와대에 제안한 ‘경제활성화 보고서’ 이야기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왜 이렇게 혁신성장이 늦어지냐’고 걱정하시기에 나름대로 고민한 전략을 정리해 드렸더니, 얼마 전 문 대통령께서 그 보고서 내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셨다. 그 보고서에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은산분리 완화와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기업벤처캐피털(CVC) 확대 방안 등이 담겨 있었다.”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를 도와주고 있는 이들이 많나.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의원인 전해철 의원을 비롯해 전 의원과 가까운 초선 의원들이 나를 돕고 있다. 전 의원은 다음 주부터 적극적으로 지지 활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친문 주류가 어디로 향하는지 보고 당 대표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지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거다. 최재성 의원도 결국 나와 함께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야당과 협치를 잘할 자신이 있나.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나 민주평화당 정동영 신임 대표는 노무현 정부 때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이 의원은 국무총리를 하면서 이분들을 꾸짖던 위치였다. 반면 나는 그분들과 서로 의논하던 사이였다. 게다가 이 의원이 언급한 ‘보수궤멸론’은 야당과 대화를 하려는 자세라고 보기 힘들다. 야당을 ‘경제 살리기’의 경쟁적 동반자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송영길 의원은 ‘세대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정치인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신의를 지켜야 한다. 송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후반에, 청와대가 어려울 때 노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공박했다. 반면 나는 노무현 정부 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현 정부 들어서는 종교인 과세 문제로 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한 번도 대통령 탓을 안 하고 묵묵히 화살을 맞았다.”

김상운 sukim@donga.com·박효목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개별 언론사와 인터뷰를 갖지 않기로 해 당권주자 인터뷰를 기자 간담회 기사로 대체합니다.
#30% 진보#당권주자#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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