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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 도입하자 편의점 매출 ↑…본사-가맹점주 모두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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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 도입하자 편의점 매출 ↑…본사-가맹점주 모두 ‘윈윈’

김성규기자 , 변종국 기자입력 2018-08-07 17:07수정 2018-08-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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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협력사 ‘에어릭스’ 직원들이 포스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공장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적용 집진기를 점검하고 있다. 에어릭스는 2016년 포스코의 지원으로 해당 집진기를 개발했고, 이 제품 덕에 원가를 절감한 포스코는 이익의 일부를 에어릭스와 공유했다. 포스코 제공
2016년 4월 협력사들과 토론하던 포스코 관계자들은 집진기 설비제조업체 에어릭스 김군호 대표의 제안에 귀가 솔깃했다. 김 대표는 “포스코 포항·광양 제철소 내부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집진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장치를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이 결합된 집진기 제어장치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포스코는 곧바로 개발을 요청했고, 김 대표는 수개월 간 연구 개발을 거쳐 완성품을 내놨다. 결과는 놀라웠다. 수작업이 아니라 자동으로 집진기 상태를 확인하고 예방 정비까지 하자 공장 설비의 수명이 늘어났다.

기대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자 포스코는 장기계약 등의 형태로 이익을 공유하기로 했다. 에어릭스 시제품 개발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했고, 3년 동안 장기 납품 계약을 맺었다. 덕분에 에어릭스는 다른 국내외 업체들과도 솔루션 공급을 논의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동안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대기업의 일방적인 지원에 방점이 찍혔다면, 최근 상생협력은 ‘대기업 지원→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대기업 수혜’라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선순환 협력은 기존 모델과 확연히 구분된다는 점에서 ‘상생협력 2.0’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사례로 협력이익공유제와 임금격차 완화운동 등을 들 수 있다.

● “노력한 만큼 보상” 협력이익공유제, 위탁기업-하청 모두 ‘윈윈’


3일 오전 서울 고속터미널 건물 내 이마트24 매장에서 만난 점주 이화자 씨는 계산대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손님들의 물건을 계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씨는 “발주한 금액에 맞춰서 매달 인센티브가 나오니까 당연히 열심히 매출을 올려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웃어보였다.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 의류매장에서 만난 점주 강철 씨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제공하는 ‘판매력 향상 인센티브’를 3개월 연속 받은 강 씨는 “현금만큼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주는 것이 없는 것 같다”고 고무된 표정으로 말했다.

개인사업자인 이 씨와 강 씨는 모두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24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급하는 인센티브제의 혜택을 보고 있다. 이마트24는 담배와 교통카드 등을 제외한 발주금액의 1%를 매달 점주에게 지급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점주와 상의해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의 105~110% 수준을 매출 목표로 정하고,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전체 매출액의 0.3~0.5%를 점주에게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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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측은 “지난해부터 제도를 도입했는데, 매출 증가 효과가 커 오히려 본사가 더 큰 이익을 본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에 서로 ‘윈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24의 경우 점주와 상생을 앞세우면서 편의점 업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올해 상반기(1~6월) 가맹점 수가 2602개에서 3099개로 늘어 편의점 업계 가맹점수 증가 1위에 올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와 유사한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을 국정과제로서 추진하고 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대기업이 협력사의 원가절감에 대한 대가로 지급했던 ‘성과공유제’와 달리 함께 창출한 이익을 나누는 협력이익공유제는 원가정보를 요구할 필요도 없다. 이 덕분에 수평적 대-중소기업 관계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협력이익공유제가 2022년까지 200개 대기업에 도입돼 기업 당 연간 27억5700만 원의 이익을 공유할 경우, 중소기업 생산액 증가로 5569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 운동도 확산

임금격차 해소운동은 대기업과 협력사의 지나친 임금 차이를 줄여 지속가능한 중소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랜드리테일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매출목표를 달성하는 협력 중소기업 150개사 종업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기업별로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책정했다. 한국남동발전은 1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 중소기업에 저리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임금격차 해소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당근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기업 동반성장지수와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 시 임금격차 해소운동을 할 경우 가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반위 측은 “올해 20개 기업과 임금격차 해소운동에 동참하는 협약을 맺고, 내년까지 총 50개사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부도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납품 대금 제대로 주기, 중소기업에 제값 쳐주기, 납품 대금 제때 주기, 현금 지급 등을 독려하며 임금격차 해소운동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상생협력연구본부장은 “한국 경제의 성장공식이었던 ‘수직적 계열화’ 구조에서는 이윤이 지나치게 대기업으로만 쏠리다보니 중소기업은 혁신을 할 유인도, 능력도 없었다”며 “대-중소기업이 상호 이익을 얻게 되는 ‘상생협력 2.0’은 한국경제를 발전시키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변종국 기자bjk@donga.com


▼대-중소기업 상호 이익 도모하는 ‘상생협력 2.0’▼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 2.0’을 만들어가는 주체라면 정부는 마중물을 붓고 불공정 행위를 단속해 상생협력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각종 제도 마련에 애쓰고 있다. 정부는 올해 6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일부 대기업들이 소상공인들이 영위하는 업종까지 진출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협력이익공유제, 임금격차 해소운동 등이 대-중소기업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지만 적합업종 지정은 소상공인을 일방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이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기보다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추도록 시간을 벌어주는데 있다”며 “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궁극적으로는 대기업까지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소상공인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생계형 적합업종을 추천하면 소상공인·중소기업 및 대기업 관계자,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가 논의한다. 특히 위원회는 특정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거나 소비자 복지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없는지 꼼꼼히 따진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최종 고시한다. 현재 도시락, 어묵, 재생 타이어, 중고 자동차 판매업 등 73개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다.

정부는 특히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가혹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중소기업벤처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관행을 없애기 위해 ‘납품단가 조사 TF’를 상설 운영하고 있다. 약정서 미발급 행위나 부당한 대금 결정, 감액행위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원가정보를 요구하면 위법행위로 보고 강하게 처벌한다. 부당한 남품단가 인하를 요구한 대기업은 공공분야에 입찰할 수 없게끔 하고 있다. 부당한 대금 요구나 감액 행위가 적발됐을 때도 동일한 제재를 가한다. 정부는 추가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 중소기업에 큰 피해를 줬거나 하도급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기업을 사후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대-중소기업 상생 모범 기업에게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대기업이 인수합병(M&A) 등을 위한 벤처펀드를 조성하면 정부가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한다.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대기업에는 정부가 금융지원을 해준다.

배명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중기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중소기업에 일방적인 지원을 해주는 게 아니라 대-중소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하고 협력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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