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휴양지 덮친 ‘6.9 강진’… 최소 98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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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복섬 북부 건물 1만3000채 붕괴… 한국인 80명 대피과정 1명 부상
리조트 몰린 남부는 피해 적어

인도네시아 유명 휴양지 롬복섬 북부에서 5일 오후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98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롬복섬 북서쪽의 길리 트라왕안섬에 한국인 80여 명이 체류 중이었으나 대부분이 당국의 도움을 받아 롬복섬으로 대피했다. 대피를 위해 배에 오르는 과정에서 한국인 1명이 다리를 다쳤다. 6일 밤 현재 10여 명이 이동을 위해 대기 중이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6일 오후 5시 현재 공식 사망자가 98명이라고 발표했다. 앞으로 구조 작업이 본격화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신은 사망자가 최소 142명에 이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롬복섬의 관광 리조트는 대부분 남부 해안에 몰려 있어 외국인 피해는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 피해가 집중된 북부는 덜 개발된 지역이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건물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5일 오후 7시 46분 발생한 지진으로 롬복섬 북부의 1만3000여 채에 달하는 집과 건물이 무너졌다. 많은 건물의 벽에 금이 가면서 주민들이 놀라 소리를 지르며 길거리로 뛰쳐나왔다. 여진이 130회 이상 이어지자 주민들은 집 안에 들어가지 않고 길거리에서 잠을 청했다. 전기가 끊기고 통신이 두절되기도 했다.

진원 깊이는 상대적으로 지표면에 가까운 10.5km였다. BBC방송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롬복섬 북부의 80%가 지진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지진 규모를 7.0으로 발표했으나 추후 6.9로 낮췄다. 지진 직후 쓰나미 경보까지 발령됐으나 수시간 뒤 해제됐다. 지진이 워낙 강력해 약 80km 떨어져 있는 발리섬에서도 진동이 느껴지고 건물이 파손될 정도였다. 북부로 이어지는 도로와 교량이 붕괴돼 구조대는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C-130 군용기와 헬기 2대를 긴급 투입해 텐트와 의약품 등을 피해 지역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섬의 병원도 포화 상태에 이르러 제대로 된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진 당시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롬복섬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던 케이 샨무감 싱가포르 내무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갑자기 방이 흔들리더니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더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롬복섬에 있던 관광객 1000여 명은 당국의 도움을 받아 배를 타고 인근 섬으로 긴급 대피했다.

이번 지진으로 환태평양조산대인 ‘불의 고리’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한 번 고조되고 있다. 롬복섬에선 일주일 전인 지난달 29일에도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16명이 숨졌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인도네시아#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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