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과 맥주 건배 자영업자 “최저임금 정책 불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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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퇴근길 시민과 ‘호프미팅’
편의점 점주-청년구직자 등과 대화
“업종-지역별 속도조절 필요” 지적에 文대통령 “무겁게 생각… 보완할 것”

광화문 인근 호프집 깜짝 방문 26일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편의점 점주와 식당 주인, 아파트 경비원, 청년 구직자 등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광화문 인근 호프집 깜짝 방문 26일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편의점 점주와 식당 주인, 아파트 경비원, 청년 구직자 등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6일 오후 7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의 한 호프집에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섰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대화 자리인 줄 알고 호프 미팅에 참석했던 편의점 점주와 음식점 사장, 청년 구직자 등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 대통령은 “다들 좀 놀라셨죠”라며 웃었다. 이날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행사는 “일 끝나면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하겠다”고 한 문 대통령의 2012년 대선공약에 따라 준비된 행사. 문 대통령은 “오늘 아무런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고 왔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환 씨의 건배사 ‘아싸’를 외치며 맥주잔을 맞댔다. 이 씨는 “대통령이 대한민국 사람들을 다 아끼고 사랑해 달라는 의미”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아픈 곳’을 찌르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씨는 “최저임금은 좀 (더) 성장해서 주면 된다.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근로자만도 못한 실적이라 될 수 있으면 종업원 안 쓰려 하고, 그러다 보니 일자리 창출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사장인 정광천 씨는 “(최저임금 1만 원에) 집착하는 부분이 있는데, 업종별로 지역별로 개별적으로 속도 조절을 할 필요는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퇴근 후 호프집을 찾았다가 즉석에서 호프 미팅에 합류한 대림산업 직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여유가 생겨서 좋다”면서도 “주 52시간 근무로 공사기일을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예정됐던 한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8시 40분이 돼서야 끝난 이날 행사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참석했다. 박 회장은 “대기업들이 잘하겠다”며 “임금 낮은 분들의 임금을 올리는 건 좋은데, 다른 정책도 같이 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구조개혁은 참 힘들다”면서도 “과거 주 5일 근무제도 기업이 감당할 수 있겠냐 호소했지만 어려움을 딛고 결국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자영업자 문제 등 여러 문제에 대해 굉장히 무겁게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보완해나갈 것이고, 국회에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대통령#최저임금#호프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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