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어 5000명땐 규제” 이집트 SNS 통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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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단속 명목으로 법안 통과, “대규모 시민혁명 재발 막기” 분석

이집트 의회가 팔로어 5000명이 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언론으로 간주해 정부가 이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16일 통과시켰다.

권위주의 통치로 인해 ‘현대판 파라오’로도 불리는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사진)이 언론의 자유를 더욱 옥죌 근거를 마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가짜 뉴스 단속을 명목으로 한 이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미디어 규제 최고위원회는 TV, 신문 등 전통 미디어뿐만 아니라 팔로어가 5000명이 넘는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을 감독할 수 있게 됐다.

최고위원회는 가짜 뉴스와 법률 위반 그리고 폭력을 조장하는 정보를 게재하거나 방송하는 개인 계정을 중단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 WSJ는 종교를 모욕하고 증오를 부추겼다는 등 모호한 혐의로 SNS 사용자를 기소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집트 주요 매체들은 대부분 친정부 성향이다. 독립 언론 웹사이트는 빈번하게 차단되고 허가되지 않은 길거리 시위는 금지돼 있다. 일각에서는 그나마 정권 비판 등 표현의 자유가 용인되던 공간인 SNS마저 정부가 통제하에 두려는 시도라고 비판한다. 나지아 부나임 국제앰네스티 북아프리카 담당자는 “이 법은 대규모 검열을 합법화하고 이집트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3월 재선에 성공해 2022년까지 4년 더 집권하게 된 시시 대통령이 발 빠르게 미디어 규제 법안을 마련한 것은 2011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대규모 시민혁명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팔로어 5000명땐 규제#이집트 sns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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