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장내시경 핑계로 병원 22곳 돌며 프로포폴 등 상습투여한 30대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6일 1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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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기(가명·36) 씨는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뒤 가출을 했고, 남의 돈을 훔치며 생계를 유지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일용직 노동자 생활을 하면서 최소한의 생계비만 벌며 지냈다.

20대 초반 그는 수면내시경을 하면서 일반적으로 투약하는 프로포폴을 맞은 것을 계기로 중독이 됐다. 이후 이 씨는 사기, 마약 투약으로 전과 15범이 됐다.

이 씨의 범행은 올해 2월 4일 치료감호소에서 나온 직후 다시 시작됐다. 이 씨는 2~7월 서울 대전 청주 등 전국 48개 병원을 돌며 ‘속이 안 좋다’ ‘체중이 줄었다’는 핑계를 대고 입원했다. 위·대장내시경 검사 등을 받으면서 22개 병원에서 프로포폴과 미다졸람, 아네폴, 바스캄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맞았다. 또 야간을 틈타 도주하는 방식으로 2100만 원 상당의 병원비를 지불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병원들 간에 환자의 진료 및 입원 기록이 공유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매번 처음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처럼 의사들을 속였다.

이 씨는 경찰에서 “검거가 된 게 차라리 잘됐다”며 “처벌도 받고 치료도 받고 싶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 씨를 사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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