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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발칸 전사, 종가마저 삼켰다… 크로아티아, 사상 첫 결승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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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발칸 전사, 종가마저 삼켰다… 크로아티아, 사상 첫 결승 진출

김재형 기자 입력 2018-07-13 03:00수정 2018-09-1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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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가’ 잉글랜드에 전반 뒤졌지만 후반-연장 후반 연속골 기적 일궈
3연속 연장 승부 체력 바닥났지만 토너먼트 3경기 괴력의 역전승
강철 투지-조직력에 세계가 깜짝
“새 역사를 썼다.”(CNN)

인구 약 416만 명의 소국 크로아티아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동화 같은 기적을 썼다. 크로아티아는 1930년 제1회 월드컵에서 우승한 우루과이(인구 약 347만 명) 이후 역대 월드컵 결승에 오른 국가 중 최소 인구 국가 2위다.

12일 준결승전은 무명의 자국 프로리그 때문에 주전 선수 대부분이 해외리그에서 활동하는 다윗(크로아티아)과 세계 최고 축구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보유한 골리앗(잉글랜드)의 싸움이었다. 윌리엄힐을 비롯한 대다수 해외 베팅업체는 잉글랜드의 승리를 두 배 가까이 높은 확률로 내다봤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올라온 두 국가의 몸값(예상 이적료)만 비교해도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몸값 합계(3억6400만 유로)는 잉글랜드(8억7400만 유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결과는 이 모든 수치와 예상을 뒤집는 이변이었다.

“이건 기적이다. 위대한 팀만이 우리처럼 용감해질 수 있고 잉글랜드 같은 강팀을 상대로 골을 넣을 수 있다. 오늘 우리는 마치 사자와 같았고 결승전에서도 그럴 것이다.”

경기 직후 연장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마리오 만주키치(32·크로아티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가슴 벅찬 소감을 전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에서 말 그대로 ‘혈투’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에서 리오넬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격파하며 세계 축구계에 충격을 안긴 크로아티아는 16강, 8강, 4강전에서 매 경기 피 말리는 연장 승부를 펼쳤다. 덴마크와의 16강, 러시아와의 8강전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격전이었다.

이들이 16강전부터 8강전까지 토너먼트 두 경기에서 뛴 거리의 합계는 271km. 이는 이때까지 잉글랜드가 뛴 거리(253km)보다 18km가 더 많았다. 크로아티아의 평균 나이(28세)가 잉글랜드(26세)보다 두 살이 더 많은 데다 체력적인 부담까지 떠안게 돼 크로아티아의 패배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이미 연장전 두 번을 치르며 체력을 쏟아부었던 크로아티아는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또다시 연장전에 돌입하는 격전을 벌여야 했다.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크로아티아는 놀라운 정신력으로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의 동점골, 연장 19분 만주키치의 골로 대역전극을 이루었다. 16강전부터 매 경기 선제 실점을 하고도 뒤집는 뒷심을 발휘했다. 3경기 연속 연장전 후 결승진출은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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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강한 정신력이 녹초가 된 크로아티아의 몸을 이끌어 승리를 거둔 경기였다”며 “거기에는 유럽 빅리그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크로아티아 백전노장들의 노련미와 끝까지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은 ‘황금 중원’의 힘이 뒷받침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전체 선수 중 가장 많은 거리를 뛴 루카 모드리치(33·63km)와 이반 라키티치(30)가 중심이 된 ‘황금 중원’은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서 크로아티아가 상대 팀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게 했고, 끊임없이 전방에 슈팅 찬스를 제공했다. 실제 브라질(103개 슈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슈팅(100개)을 기록한 팀이 크로아티아였다.

또한 그 기회를 득점으로 만들어낼 선수가 많다는 점도 크로아티아의 연승 이유로 손꼽힌다. 최전방 공격수 만주키치(2골)를 비롯해 총 7명의 크로아티아 선수가 이번 대회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모드리치(2골)-라키티치(1골)-바델(1골)-크라마리치(1골) 등 미드필더에서만 총 4명이 골맛을 봐 크로아티아는 대회 ‘2선 공격’이 가장 매서운 팀으로 평가받았다.

“누구도 교체를 원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뛸 수 있다고 의지를 불태운 선수들이 있었기에 이길 수 있었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52)은 조직력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지도자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끝난 직후 “교체 지시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니콜라 칼리니치(30·AC밀란)를 곧바로 퇴출시키기도 했다. 강한 투지와 함께 강력한 리더십에 따른 조직력도 크로아티아의 특징이었다.

이번 승리로 크로아티아는 결승전 진출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당시 기준·20위)이 가장 낮은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러시아 월드컵#크로아티아#마리오 만주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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