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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의 고향, 테러 온상서 축구스타 산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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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의 고향, 테러 온상서 축구스타 산실로

동정민 특파원 입력 2018-07-13 03:00수정 2018-07-1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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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밀집 슬럼가 佛 봉디
AS 봉디에서 주니어 선수로 뛰던 킬리안 음바페의 어린 시절 모습. 사진 출처 르파리지앵
프랑스 파리 외곽 북동부 지역의 센생드니주는 프랑스의 골칫거리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출신의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이곳의 실업률(12.7%)과 빈곤율(28.6%)은 프랑스 최고 수준이다. 2015년 바타클랑 극장 테러를 비롯해 이슬람 급진세력 테러범들 중에 이곳 출신도 많다.

테러범 소굴로 악명 높았던 센생드니주가 축구 스타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10일 오전 11시 파리에서 동쪽으로 10km 떨어진 외곽 도시 봉디의 레오라그랑주 경기장. 바캉스 기간인데도 AS 봉디 클럽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었다.

이 경기장은 ‘10대 펠레’로 불리며 프랑스의 월드컵 결승 진출을 이끈 킬리안 음바페가 네 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매일 찾았던 곳이다. 음바페의 첫 클럽인 AS 봉디의 주 경기장이기도 하다.

사뮈엘(왼쪽)을 비롯한 AS 봉디 소속 선수들이 10일 오전 봉디의 레오라그랑주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AS 봉디는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킬리안 음바페의 첫 클럽이다. 봉디=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AS 봉디의 주니어팀 공격수인 사뮈엘(17)은 팀 기술 담당자인 디아멜 자메리와 함께 400m 트랙 달리기 기록을 재며 체력 보강 훈련을 하고 있었다. 사뮈엘의 아버지는 음바페의 아버지처럼 카메룬 출신이다. 이민 2세인 사뮈엘에게는 여섯 살부터 시작한 축구가 인생의 전부다. 형과 여동생도 축구선수를 꿈꾸며 훈련 중이다. 그는 “우리와 함께 뛰었던 음바페가 챔피언이 되고 파리 생제르맹 같은 큰 팀에서 뛰는 것을 보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나도 꿈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랑스 국가대표팀 엔트리 23명 중 17명이 이민 2세 출신인데, 그중 8명이 센생드니를 포함해 바로 파리 외곽 출신들이다. 프랑스 미드필더만 해도 음바페를 비롯해 폴 포그바(루아시앙브리 출신), 응골로 캉테(쉬렌 출신), 블레즈 마튀디(퐁트네수부아 출신)가 모두 파리 외곽 출신이다.

파리 외곽 지역에만 등록된 선수가 23만5000명, 코치가 3만 명일 정도로 축구 열풍이다. 등록선수 중 3분의 1 이상이 18세 미만 청소년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파리 외곽 지역에 워낙 자질이 좋은 어린 선수가 많아서 리옹이나 마르세유뿐 아니라 영국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트들도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가난한 이민자 혹은 2세들에게 축구는 인생 역전을 위한 희망이다. 낡고 허름한 임대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여덟 살 이스마엘은 “호날두 같은 축구선수가 되어서 돈 많이 벌어 수영장이 있는 큰 집에 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이 놀고 있던 제레미(8)의 꿈도 축구선수다. 음바페는 지난해 후원 기업 도움을 받아 자신이 졸업한 초등학교 뒤에 작은 어린이 축구장도 만들고, 이 지역 병원을 찾아 아이들을 도와주는 등 봉디 지역 축구 발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AS 봉디의 자메리 기술 담당자는 “이민자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오락거리는 축구”라며 “건물마다 아이들이 축구공 하나씩 들고 뛰어다니고 있고 실력도 뛰어나 프로 축구팀으로 많은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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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민자들과 함께 조화를 이룬 팀들이 선전을 펼치고 있다. 결승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4강에 오른 잉글랜드 엔트리 23명 중 아프리카 출신이 9명을 차지하고 있다. 역시 4강에 오른 벨기에 팀도 이민자 2세가 11명에 이른다.

프랑스 정부는 2024년 파리 올림픽 때 센생드니 지역에 선수촌과 기자촌, 경기장을 새로 지어 어두운 슬럼가의 이미지를 벗고 스포츠 도시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다.

봉디=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음바페의 고향#이민자 밀집 슬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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